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를 위한 한국 정부 차원의 추도식이 21일 일본에서 개최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에서 정부 대표인 이혁 주일본대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 및 유가족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를 위한 추도식을 개최했다.
이번 추도식에선 참석한 유가족을 대표해 이철규씨가 추도사를 낭독했다.
이씨는 "고인이 되신 부친께서 강제동원돼 힘들게 고생하셨다던 이곳 사도광산에 와 보니 부친의 아픔과 슬픔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부친을 더욱 가깝게 기억하게 된다"며 참석한 감회를 밝혔다. 참석한 유가족들은 순서에 따라 차분하고 엄숙하게 개별적으로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혁 주일본대사는 추도사를 통해 "80여년 전 이 곳 사도 섬에는 자신의 의사에 반해 동원되어 강제로 노역해야 했던 많은 한국인 노동자분들이 있었다"라며 "한국인 노동자들이 느꼈을 부상에 대한 두려움, 외부와 단절된 삶 속에서 비롯된 고립감, 기약 없는 미래가 주는 막막함은 오랜 세월을 거치며 유가족의 마음에도 깊은 아픔과 슬픔으로 남았다"라고 했다.
이어 "사도광산에서 일한 모든 분들이 혹독한 노동과 열악한 생활을 견뎌야 했다. 그 과정에서 양국 국민들이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때로는 손을 내밀어 돕는 모습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한일 양국이 고통과 아픔의 역사를 함께 기억하며 협력과 연대의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추도식이 끝난 후 유가족들은 지난해 추도식이 개최됐던 한국인 노동자 기숙사 터를 방문해 헌화하고 한국인 노동자 관련 주요 장소들을 찾아 함께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 정부 차원의 추모식은 일본 측이 지난 9월 개최한 추모식과 별도로 열린 것이다. 2년 연속 일본 측 행사에 한국 정부와 유족들이 불참하며 별도로 추도식이 치러지고 있다.
사도광산 추도식은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한국 정부의 동의를 얻기 위해 매년 자국 정부 인사 참석 하에 모든 노동자들을 위한 추도식을 열 것을 약속한 사안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추도식은 양국 정부간 행사 명칭, 추도사 내용 등을 둘러싼 갈등 끝에 한국 측 불참으로 파행했다. 올해도 정부는 일본 측과 추도사 표현을 두고 논의하다 강제성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고 판단해 불참했다
Copyright ⓒ 모두서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