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삼양식품과 농심이 중국 시장을 겨냥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며 K-라면 전성기 재가동에 나섰다. 미국 시장의 수요 변동성과 규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은 방한 관광객 증가, 온라인 플랫폼 확산, 가격 대비 만족도 높은 K-푸드 선호 등으로 다시 성장세를 타고 있다. 두 기업은 생산과 마케팅 전략을 전면 재편하며 중국 내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양식품은 중국 저장성 자싱에 짓고 있는 생산공장 투자액을 기존 2014억원에서 2072억원으로 상향했다. 생산라인도 6개에서 8개로 늘렸다. 삼양식품은 이 공장에서 생산한 모든 제품을 중국 내에서 판매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 현지 생산 비중을 10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공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 확보, 물류비 절감 효과 등을 감안한 전략으로 중국 소비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삼양식품 중국법인의 성장 속도도 눈에 띈다. 중국 매출은 2022년 6.8억위안(한화 약 1407억원) 2023년 12억위안(약 2484억원), 2024년 21억위안(4347억원)으로 매년 급증했다. 올해도 흐름이 이어져 23분기 누적 매출은 22.1억위안(4573억원)을 기록했다. 불닭 브랜드 인지도 확산, 중국 주요 온라인 플랫폼 판매 증가 등이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농심 역시 중국 사업 회복세가 확인되자 현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재개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중국 매출은 2782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농심은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한 에스파의 스페셜 패키지 첫 공개국을 중국으로 잡으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내 한국 라면 수요가 높아진만큼 브랜드 강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중국에서 K-푸드 수요가 다시 증가하는 배경에는 관광과 소비가 맞물린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2017년 1~9월 319만명이었던 중국인 방한 관광객은 올해 같은 기간 423만명으로 33% 증가했다. 한국 방문 경험을 통해 접한 라면, 스낵, 음료 등이 현지 소비로 이어지면서 K-푸드의 시장 기반이 확대됐다다. 라면은 가격 접근성이 높고 재구매율이 빠르며 온라인 채널과 궁합이 좋아 빠르게 확산되는 품목으로 꼽힌다.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도 중국 재집중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미국은 수요 변동성과 수입 규제 검토 움직임 등으로 시장 예측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반면 중국은 경기 둔화 속에서도 식품 소비에서의 탄력성이 유지되며 온라인 중심 소비 트렌드가 한국 브랜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중국 투자 확대가 단기 실적뿐 아니라 중장기 시장 주도권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K-푸드 수요가 확실히 회복 흐름을 타고 있다”며 “현재는 라면 중심이지만 소스, 간편식 등 다른 카테고리로 확장될 가능성도 커졌다. 현지 생산, 물류, 마케팅을 강화하는 기업이 중국 시장 재편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내 한국 브랜드 경쟁이 심화되겠지만 브랜드 파워가 있는 기업은 시장 확대 국면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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