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나프타분해(NC) 공장 가동률은 올해 3분기 69.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가동률이 81%에서 대비 10%포인트(p) 이상 추락한 수치다. 석화 제품의 가격 하락을 비롯해 중국으로의 수출 물량이 급감한 영향이다. 중국은 기초 석유화학 제품의 자급화 정책에 따라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최근 몇 년 간 공격적으로 증설했다. 덕분에 중국의 에틸렌 생산량은 2023년 5174만톤(t)으로 2020년 대비 60%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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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은 NC뿐 아니라 주요 기초화학사업 내 다른 품목 가동률의 하락을 겪었다. 폴리에틸렌(PE)은 88.8%에서 77.4%로 떨어졌으며, 폴리프로필렌(PP)은 88.5%에서 78.1%로 하락했다.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는 47.2%에서 28.4%로, 벤젠(Benzene), 톨루엔(Toluene), 자일렌(Xylene) 등 방향족 화합물인 BTX 가동률은 지난해 54.3%에서 52.3%로 소폭 떨어졌다.
부도 위기까지 몰렸던 여천NCC 역시 가동률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공장은 97%에서 92%로 낮아졌고, 2공장은 92%에서 79%까지 급락했다. 특히 여천NCC는 3공장 가동을 멈추는 초강수를 둔 데 이어 영구 감산까지 검토하는 등 생존 전략에 돌입한 상태다.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 가동률도 지난해보다 2%p 하락한 81.3%로 집계됐다. SK지오센트릭의 기초유화사업 가동률은 98%대를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동률이 높다고 해서 수익성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정비 부담이 워낙 크다 보니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면서 설비를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SK지오센트릭은 올 3분기까지 1849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이처럼 만성적자와 가동률 하락 등이 이어지며 석화업계 사업재편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여수, 대산, 울산 등 국내 3대 석화산단을 중심으로 NCC 업체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지는 않은 상태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유일하게 정부에 자구안 초안을 제출했으며, 곧 구체적인 사업재편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동을 줄이면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공장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장을 돌리는 측면도 있다”며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가동률이 줄어드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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