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홍민정 기자] 올해 한국 수출이 반도체·자동차 등 양대 주력 품목의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철강·석유제품 등 전통 제조업 품목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국의 저가 공세에 직면하며 ‘수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은 384억7300만 달러(약 56조5209억 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55억6000만 달러) 대비 8.2% 증가한 규모다. 이로써 올해 1월부터 11월 20일까지 누적 수출액은 6178억 달러로, 전년 동기(6017억 달러)보다 161억 달러(2.7%) 늘었다.
지난해 한국의 연간 총수출액은 6837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세청과 무역업계는 현재와 같은 수출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올해 총수출은 약 7020억 달러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수출 증가세는 ‘슈퍼사이클(초호황)’ 국면에 접어든 반도체가 이끌고 있다.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97억5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25.3%로, 1년 전보다 3.7%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철강과 일부 제조업 품목은 수출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철강제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고, 자동차부품 역시 8.1% 줄었다. 지난 6월 미국이 자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최대 50%의 품목관세를 부과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가격·수익성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자동차부품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관세가 15% 수준으로 조정될 예정이지만, 철강산업의 채산성 악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발 저가 공세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같은 기간 석유제품 수출은 19.3% 감소했고,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14.7% 줄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와 글로벌 수요 둔화,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한편 이달 1~20일 수입액은 361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했다. 수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품목별·산업별 체감 온도는 크게 엇갈리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자동차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산업·통상 전략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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