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가격이 1400원 후반대로 고환율을 지속하면서 은행권이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앞으로 1500원대까지 치솟을 경우 자본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면서 주주환원 확대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CET1)은 3분기 말 기준 12.34~13.83%로 집계됐다. KB금융 13.83%, 신한금융 13.56%, 하나금융 13.30%, 우리금융 12.92%, NH농협금융 12.34%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2%를 웃돌지만 각사는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목표치를 13% 이상으로 제시해 관리하고 있다.
CET1 비율은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이다. 은행의 핵심 건전성 지표로 환율이 급등하면 외화대출의 원화 환산액이 불어나고 RWA를 늘려 CET1 비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업계에서는 통상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은행의 CET1 비율이 1~3bp(1bp=0.01%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환율이 100원 올라가면 CET1 비율이 약 0.25%포인트(p) 내외로 떨어질 수 있다고 계산한다.
일례로 신한금융의 경우 환율이 9월말 대비 10원 상승 시 CET1 비율은 지주 1.2bp, 은행 3.2bp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환율 100원당 RWA는 파생상품을 포함해 4조7000억원 규모 증가할 것으로 추산한다.
신한은행은 고환율 리스크 관리를 위해 담당 실무 유관부서에서 일일 단위로 환율과 외화금리 등 주요 지표를 기준으로 '위기인식 판단지표'를 통해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단계는 주의, 경계, 위기징후, 위기 순으로 올라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주의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며 "매일 모니터링으로 실시간 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금융지주사와 계열 시중은행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KB금융은 투자손익을 제외한 외화환산 손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헤지를 적극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열사별 외환 포지션을 고려해 그룹 차원의 외환포지션 노출도를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대책에 동참하면서 동시에 CET1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자본적적성 지표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지표를 도입하는 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위험가중자산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 CET1 비율에 일부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의 수익성과 RWA 관리를 기반으로 밸류업 계획의 목표 자본비율 구간인 13~13.5% 내에서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향후 환율뿐만 아니라 당기순이익, 자산 성장, 주주환원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본비율을 면밀히 관리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4분기 환율 급등 국면에서도 철저한 RWA 관리를 통해 연말 CET1 비율 13.22%를 달성한 것처럼, 앞으로도 안정적인 자본비율 관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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