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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올해 3분기 말 별도 기준 매출채권은 353억원, 기대손실율은 37.1%로 나타났다. 즉 353억원 중 131억원은 향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 중 1개월 이상 연체된 매출채권은 총 148억원으로 연체율은 41.9%에 달한다. 이는 신용평가업계에서 적정 수준으로 판단하는 연체율 10%를 4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매출채권은 외상매출과 받을 어음 등 ‘외상 판매대금’을 뜻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3개월 이상 연체된 매출채권은 125억원으로 전체 매출채권의 35.4%를 차지했다. 회계 기준상 매출채권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금액은 사실상 돌려받지 못할 돈으로 취급해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부실채권은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재무제표상 대손충당금을 설정하거나 장부에서 제거하는 제각 절차를 진행한다. 에이블씨엔씨는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에 대해 기대손실율을 97%로 적용해 해당 금액만큼 손실충당금을 이미 쌓아둔 상태다.
다만 손실충당금은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밖에 연체기간이 2개월 이내인 매출채권은 23억원, 정상적으로 회수되고 있는 매출채권은 20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에이블씨엔씨의 부실채권 비중이 적정 수준 이상을 기록한 것은 중국 북경법인 청산과 관련이 깊다. 과거 북경법인 청산 과정에서 현지 도매업체 등과의 외상 거래분을 모두 장기채권으로 반영한 뒤 회수하지 못하면서 부실채권으로 전환된 것이다. 현재 에이블씨엔씨는 중국 내에서 상해 법인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북경법인은 운영 청산 작업을 진행 중으로 별도의 영업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북경법인 청산 작업이 끝나는 대로 해당 매출채권에 대해 제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 장기 미회수 채권 역시 소멸시효가 도래하면 회계정책에 따라 순차적으로 제각한다는 계획이다. 제각은 회수가 불가능한 채권을 장부에서 제거하고 손실로 처리하는 회계 절차를 의미한다.
다만 부실채권을 모두 제각하더라도 에이블씨엔씨에 가해지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블씨엔씨가 3개월 이상 연체된 매출채권에 대해 97%의 손실충당금을 쌓아놓은 만큼 추가 손실은 최대 3% 수준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에서 에이블씨엔씨가 부실매출채권과 관련해 재무적으로 큰 위험이 없다고 보는 이유기도 하다. 오히려 부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만큼 향후 업황 회복 여부에 따라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3개월 이상 연체된 매출채권 대부분은 과거 중국 북경법인에서 발생한 장기채권”이라며 “당사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에 대해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설정해 재무제표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미회수 채권으로 인한 실질적 재무 리스크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에이블에이엔씨는 국내 1세대 화장품 로드샵 미샤로 유명한 글로벌 화장품 업체다. 현재는 미샤를 비롯해 어퓨, 초공진 등의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IMM PE는 지난 2017년 약 4000억원을 투입해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한 바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59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5.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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