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남겨진 유족의 슬픔…"자책 말고, 도움 받으세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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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남겨진 유족의 슬픔…"자책 말고, 도움 받으세요"[인터뷰]

이데일리 2025-11-21 05:5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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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 사망자 1위. 그 숫자 뒤에는 남겨진 유족들이 있다. 이들은 “내 탓은 아닐까”하는 자책감에 스스로를 몰아붙이다가 정작 자신의 상태를 돌보지 못해 더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 이들을 만나 온 전문가는 남겨진 가족들 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주위의 도움도 받아야만 죽음을 견디는 첫걸음을 내딜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로고 앞에서 이지현 유족지원팀장이 서 있다. (사진=방보경 기자)


오는 22일 ‘세계 자살유족의 날’을 앞두고 만난 이지현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유족지원팀장은 유족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이 있다며 “(자살한 사람이) 왜 사망했는지 전조 증상을 왜 인지하지 못했는지를 계속해서 돌아 보면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정작 죽음을 경험한 내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돌아보지 못하는 게 문제”라며 “유족들을 만날땐 그들이 어떤 반응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에 대해서 집중해 대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살 사망자 유족들 대부분이 고인의 죽음에 지나치게 몰두하다가 회복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고인의 죽음을 수습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인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혹시 주위에서 고인을 죽게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시선이 있어 너무 상처기도 하고 가족 구성원 안에서조차 고인을 언급하는게 제한된다”며 “사실은 그렇지 않더라도 설마 내가 고인의 죽음에 기여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했다. 그러는 사이 가족엔 더 많은 고통이 쌓인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이어 “형제자매가 사망하면 ‘아빠가 형을 힘들게 하지 않았느냐’며 비난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게 나도 모르게 너무 힘든 상황에서 살려고 하는 말과 행동인데 그렇게 가족 내에서 날 선 말을 주고받다가 관계가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 자살을 금기시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걸 꺼린다. 그러다 보면 사고나 지병으로 죽었다고 변명하는 경우도 생기고 거짓말을 반복하다가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 세상과 단절되기도 한다는 게 이 팀장의 전언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자신의 상황을 겉으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 팀장은 “가족 구성원의 자살 이후 돈독해지는 이들도 많은데 서로 자신의 감정을 공유를 많이 하는 게 특징”이라면서 “내가 어떤 부분 때문에 힘들다거나 어렵다고 자주 말하는 가족일수록 관계에서 개선이 두드러진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자살 사망자의 유가족은 여타 유족과 애도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잠시 상태가 나아진다고 느꼈다가도 다시 고인의 장례식이 돌아오는 1주기면 또다시 힘들어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3년을 반복해야 완전한 회복에 접어드는데 기간이 길다 보니 지치는 경우도 있다. 이 팀장은 “평생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괜찮아져야 하지 않나’ 되묻기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일반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 팀장은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전문기관에서는 상담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팀장은 “유족들은 주위 사람들이 힘들까봐 겉으로 표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손을 내밀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면서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으면서 최대한 많은 지식을 얻고 자기 자신을 스스로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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