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15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이후 경매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지난달 28일 수원지방법원 경매 법정에서는 총 50건의 입찰이 진행됐는데, 그중 가장 큰 관심을 끈 물건은 동탄의 한 아파트 매물이었다.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위치한 '동탄역시범리슈빌' 아파트(전용 84㎡·19층)는 한 달 전 진행된 첫번째 경매에서는 감정가 10억1000만원에 입찰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진행된 두 번째 경매일에는 상황이 완전히 반전됐다. 27명이 경쟁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합 끝에 10억3400만원에 낙찰된 것이다. 감정가를 넘어서 2000만원 넘게 웃돈까지 얹인 '고가 낙찰'이었다.
이에 대해 부동산 관계자는 "10·15 부동산 대책에서 동탄이 규제지역으로 묶이지 않으면서 반사이익을 노린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매 시장에서는 지역에 따른 규제 여부와 관계없이 '좋은 물건'만 나오면 최소 수십 명이 몰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감정가를 넘어서는 낙찰 사례가 흔해지면서 일반 매매와 가격 차도 거의 사라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동탄역시범리슈빌'의 최근 실거래가(전용 84㎡ 기준)를 살펴보면 약 10억7000만원 수준으로 이번 경매 낙찰가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매에 수요가 집중되는 이유는 10·15 대책의 실거주 의무 등 각종 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동탄은 이번 대책에서도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아 시세 상승에 대한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더욱 큰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된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해당 단지의 현재 호가는 1층 매물만 9억8000만원대이고 대부분의 매물은 11억원 선에서 형성되어 있다.
규제지역이라도 실거주 의무에서 제외돼
현장의 한 공인중개사는 "불과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동탄의 시세는 정체돼 있었는데 규제 발표 이후 문의량이 급증했다"라며 "실제 거래도 이전보다 높은 금액에 계약되는 추세다"라고 귀띔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평균 97.7%로 한 달 새 3.8%포인트 상승했고, 경기 지역은 87.2%로 1%포인트 올랐다. 10·15 대책 발표 이후 규제지역·비규제지역을 가리지 않고 낙찰가와 경쟁률이 동반 상승하는 분위기다.
규제지역이라도 경매로 아파트를 매입하면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제외되고, 실거주 의무도 부과되지 않는 점 역시 경매의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전세를 낀 갭투자가 가능한 만큼 투자 수요가 경매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규제가 강화된 이후 경매시장에서는 동탄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과 지방 광역시 아파트가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라며 "강남권도 기존에 규제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 대책 이후 상대적으로 완화된 분위기로 받아들이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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