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재관 KB국민카드 사장을 둘러싼 'CEO 자질론'이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KB금융그룹 전 계열사들이 글로벌 수익 비중 40% 비전 달성을 위해 우선 공략 대상인 인도네시아에서 맹활약중인 가운데 유독 KB국민카드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인도네시아에 함께 진출한 경쟁사들은 모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김 사장의 경영 책임론은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KB금융그룹 안팎에선 KB카드가 갈 길 바쁜 그룹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뼈 아픈 지적이 나온다.
그룹 글로벌 성과 발목 잡는 KB카드 인도네시아 법인 부진에 '김재관 책임론' 대두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KB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KB Finansia Multi Finance)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 2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34억원) 대비 약 200억원 넘게 적자 규모가 커졌다. 반면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다른 국내 카드사들은 KB국민카드에 비해서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카드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우리파이낸스인도네시아'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5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기록했다. 신한카드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신한인도파이낸스' 역시 4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KB국민카드 인도네시아 법인의 실적은 같은 그룹 다른 계열사의 인도네시아 법인들과도 딴판이다.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약 530억의 순손실을 냈지만 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1861억원) 대비 무려 1330억원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KB증권과 KB손해보험의 인도네시아 법인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억원, 6000만원 가량 순이익이 증가했다. KB캐피탈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0만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금융권 안팎에선 KB국민카드가 갈 길 바쁜 KB금융그룹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수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는 사실상 인도네시아 시장을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그동안 가장 적극적으로 공략한 국가가 인도네시아였기 때문이다. 또 과거에도 KB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 시장을 두고 계열사 대부분이 진출한 전략적 집결지인 만큼 그룹 자원의 시너지를 통해 현지에 종합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KB금융그룹은 현재 생명보험을 제외한 모든 금융 부문을 인도네시아에 진출시킨 상태다. KB국민카드 역시 2020년 여신전문금융사 KB파이낸시아 지분 80%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공략을 본격화했다. 현재 KB국민카드의 해외 사업 기반 역시 인도네시아에 집중돼 있다. KB국민카드는 인도네시아 현지에 지점 122곳을 두고 있다. 캄보디아, 태국 등을 포함한 전체 해외 지점(130곳)의 93%에 달하는 비중이다.
일각에서는 김재관 사장의 경영 자질론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KB국민카드 인도네시아 실적 부진이 올해 들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KB금융그룹은 올해 초 실시한 계열사 CEO 인사에서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김 사장을 KB국민카드 CEO로 발탁했다. 김 사장은 1968년 출생으로 신일고 졸업 후 서강대 경제학과를 나와 KB국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KB국민은행 기업상품부장,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KB금융지주 재무담당 부사장 등 KB금융그룹 내 주요 요직을 거쳤다.
전문가들 역시 KB국민카드의 인도네시아 법인 실적 부진을 우려하며 김 사장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전업카드사 고위 임원은 "인도네시아는 KB금융그룹의 핵심 공략 국가이기 때문에 카드 사업 부문에서의 실적 회복이 그룹의 글로벌 사업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귀띔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도네시아 법인에서 200억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한 것은 전체 그룹의 글로벌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특히 양종희 회장이 강조한 글로벌 수익 비중 확대 목표에 비춰 볼 때 카드 사업 부진은 KB금융의 글로벌 경쟁력에 큰 부담을 안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련의 사안과 관련,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 법인의 수익성이 하락한 것은 IT 사업 강화와 조직·인력 효율화 등으로 비용이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며 "인도네시아 법인의 실적은 다소 하락했지만 태국과 캄보디아 등에서는 수익성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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