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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를 부각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공세를 자제하기로 했지만, 강경파들은 당의 방침과 별개로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범여권 의원들은 19일 대장동 개발비리 일당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에 대해 노만석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에게 추가성명을 요구하는 집단성명을 발표한 검사장 18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법사위원들의 고발 조치는 당 지도부와 논의 없이 진행된 것이었다. 고발 사실을 뒤늦게 전해 들은 김병기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얘기도 안 하고 한다고 자꾸 한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법무부와 논의해 정교하게 진행해야 할 검사장들에 대한 조치를 법사위원들이 사전 논의 없이 진행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신상에 관한 부분은 민감하기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정교하게,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며 “알아서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김 원내대표가 이 대통령이 7박 10일의 해외순방 일정을 시작한 지난 17일 “대통령이 (해외) 나갈 때마다 꼭 당에서 이상한 얘기해서 성과가 묻히는 경우는 앞으로 없어야 한다”며 순방기간 중 ‘강성발언 자제’를 당부한 바 있다.
◇“영장재판부 오염됐을 가능성도”…무차별적 의혹제기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20일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지도부는 대통령 해외순방 중에는 외교 성과도 민생과 대단히 직결된 내용이기에, 순방 내용과 성과가 국민들에게 소상히 공유될 수 있는 시간이 돼야 한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고 원칙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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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제도 개편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민감한 법안인 재판소원제, 법왜곡죄, 대법원장 및 대법관 등 고위법관 변호사 개업 제한 등의 법안이 19과 20일 잇따라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논의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당 차원에서 공론화된 단계는 아니다”며 “아직 당론채택 과정 등은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경파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법사위 소속이자 원내부대표이기도 한 김기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법사위 토론과정에서 결론이 나면 간사(김용민 의원)나 위원장(추미애 의원)이 원내지도부와 교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논의가 되지 않은) 부분까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검사장 18인 경찰 고발을 비롯해 민주당 내에서 강경파를 중심으로 주장하고 있는 △대법관 수임제한법 △내란특별재판부 도입 △법원행정처 폐지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검사장들에 대한 고발과 관련해선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고 집단행위를 한 것을 엄단하는 모습을 보여야 이후에도 검사들의 정치 세력화에 대응이 되지 않겠느냐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재판부를 겨냥해 “오염 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까지 펴며, 특별재판부 도입을 요구했다.
◇정청래도 “인혁당 사법살인 시절 대법부와 조희대 대법부 다른가?”
강경파 지도부도 자제 속에서 법원과 검찰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19일 대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군부독재 시절 대표적 사법살인 사건으로 평가받는 인혁당(인민혁명당) 판결을 언급하며 “50년 전 사법부와 지금의 조희대 사법부는 과연 다른지 근본적인 의문을 가져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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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출마를 고심 중인 전현희·김병주 최고위원도 사법부를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전 최고위원은 3개 특검의 영장이 연이어 기각되는 점을 지적하며 “내란 종식 국정농단 수사에 사법부가 번번이 어깃장을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을 향해 ‘내란 전담 재판부, 특검 영장 전담 판사’ 즉각 도입 추진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여기서 더 나아가 “사법부가 내란에 동조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지난 17일부터 지속적으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앞에서 1인 시위까지 진행하고 있다. 그가 위원장을 맡고 있고, 전 최고위원도 참여한 당 내란특검대응특별위원회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의 심야 회의가 내란 시나리오의 마지막 고리였다는 의혹이 있다”며 특검의 대법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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