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3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치를 제시하며 ‘AI 버블론’을 종식시켰다. ‘실제 투자 대비 수요가 과하다’는 버블론은 엔비디아의 향후 전망치에 힘을 잃었다. 엔비디아 호실적은 ‘슈퍼 사이클’ 지속 확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긍정적인 산업 전망은 미국 증시를 넘어 한국 증시로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지속적 데이터센터, 고대역폭메모리(HBM) 증설 확대 신호에, 투심이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에 몰릴 전망이다.
◇엔비디아, 역대급 실적…“AI 버블 아니다”
엔비디아는 한국 시간으로 20일 오전 6시께 자체 회계기준 3분기(8~10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약 570억달러, 순이익은 319억달러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62%, 순이익은 65% 늘었다. 주당순이익(EPS)은 1.30달러다.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동시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앞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LSEG는 엔비디아 3분기 실적을 매출 약 549억달러, EPS 1.25달러로 예상한 바 있다. 실적 전망 역시 시장 예상을 넘어섰다. 엔비디아는 올 4분기 매출 전망치로 매출 650억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약 616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3분기 호실적과 향후 전망치로 ‘AI 버블론’을 마무리 지었다. 3분기 실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데이터센터 매출은 512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66% 늘었다. 이는 ‘AI 가속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주장의 방증이자, ‘투자가 수요를 지나치게 앞지르고 있다’는 우려를 끝내는 신호다.
◇시간 외 거래서 6%대…훈풍 한국 소부장 기업으로 확산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가 있기 직전 뉴욕증시에서 종가 기준 전거래일 대비 2.85% 올랐다. 3분기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장 마감 이후 실적이 발표되자 시간 외 거래에선 6% 급등하며 시장 기대치를 입증했다.
엔비디아 호실적 여파는 한국 증시로 번지고 있다. AI 소부장 종목은 직접 수혜주로 꼽힌다. 엔비디아 AI GPU·HBM 생산 확대는 한국 소부장 기업의 부품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표적 종목으론 SK하이닉스의 핵심 공급업체인 한미반도체가 꼽힌다. AI 반도체 핵심인 HBM 생산에 필수적인 열압착장비(TC본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이 회사 주가는 엔비디아 실적이 발표된 20일 오후 2시 기준 전 거래일 대비 3600원(2.95%) 오른 12만4300원까지 올랐다.
리노공업도 상승세를 탔다. 반도체 검사, 결과 분석 부품 제조를 전문으로 해 AI 산업 호황의 수 수혜로 거론된다. 이 회사 20일 오후 2시께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000원(3.57%) 오른 5만8100원의 주가를 기록했다.
◇어닝서프라이즈 효과, 2차 수혜업종까지 확산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 확대는 AI 서버 증설을 의미한다. 또 서버 구축에 필요한 고다층 기판 수요가 늘고 있다는 신호다. 자연스레 AI 서버 증설을 위한 고다층 기판 제조 업체가 2차 수혜주로 주목받는 구조다.
한국증시에는 이수페타시스가 이목을 끈다. AI 서버 증설을 위한 초고다층 기판을 대규모로 양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꼽힌다.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20일 오후 2시 기준 13만41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6500원(4.85%) 뛰었다.
이 외에도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심텍 등 서버·네트워크용 고사양 기판 제조업체도 AI 인프라 확장 수혜권에 포함돼 있다.
◇슈퍼 사이클 지속…한국 소부장 기업 기회 잡을까?
증권가는 “엔비디아 실적과 향후 전망이 한국 AI,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실적 개선 사이클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반도체 소부장 업종의 실적은 반도체 업 사이클이었던 2017~2018년, 2021~2022년을 넘어설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2023년 이후 매 분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고, 이번 분기 역시 추세를 웃도는 전망치를 제시했기 때문에 AI 버블을 우려할 시기는 아니다”고 해석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소부장의 경우 인프라 투자와 전공정 투자를 중심으로 수혜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AI 공급망 전반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 소부장 업종이 ‘AI 슈퍼 사이클’ 흐름을 타고 성장 궤도에 올라탈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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