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기반을 둔 피싱 조직에 대포통장과 휴대전화 등을 대량으로 넘겨 수십억 원 규모의 피해를 일으킨 조직폭력배 등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전자금융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위반과 사기 혐의 등으로 국내 총책 A씨(28) 등 6명을 구속 송치하고 5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지난 3월 춘천 지역 폭력 조직원이 해외 피싱 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에 들어갔다.
이후 강원·광주·대전·울산 등지에서 활동한 폭력 조직원 11명을 포함해 총 59명을 검거했으며, 이 중 핵심 역할을 한 국내 총책 A씨 등 6명을 구속했다.
A씨 일당은 2024년 1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191개의 대포통장과 스마트뱅킹용 휴대전화 등을 공급, 국내 피해자 63명에게 37억5천만원 상당의 피해를 발생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대포 물건을 한 건 넘길 때마다 500만~1천만원을 받아 10억원의 불법 수익을 챙기기도 했다.
캄보디아 조직은 전달받은 통장 등을 로맨스 스캠, 투자 사기 등 50여 건의 범죄에 활용했다. 또 군부대 사칭 노쇼 사기, 중고 직거래 사기, 납치 빙자 보이스피싱 등에도 악용했다.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지역 내 친분이 깊은 20~30대 선후배·지인을 중심으로 조직을 꾸렸고, 빠져나가려는 조직원에게는 협박도 일삼았다.
또 버스 화물로 대포 물건을 전달하거나 텔레그램으로 서로 연락하며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도했다.
이들은 계좌가 차단될 가능성도 대비해 자체 매뉴얼을 만들어 공유하고, 수익금 무단 인출 방지를 이유로 지인 명의의 대포통장만을 공급하는 등 정교한 방식을 사용했다.
캄보디아 현지 조직이 보낸 범죄 수익금을 받는 과정에서 추적을 피하기 위해 퀵 서비스 등을 이용하기도 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에 붙잡힌 조직원들은 상부 조직원들로부터 변호사 비용, 벌금, 수사기관·금융기관에 제출할 소명자료 제작 등을 지원받은 사실도 밝혀졌다.
경찰은 대포 물건을 넘겨받은 캄보디아 현지 조직과 총책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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