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인천의 작은 주방에서, 시각장애인 이금희 씨는 손끝으로 세상을 요리한다. 지난해 8월, 금희 씨는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 눈이 아닌 손으로 음식 재료를 구분하고, 손질하며, 조리까지 혼자 해내며 200가지가 넘는 한식 레시피를 선보였다.
아들을 위한 손끝 요리사, 금희 씨
결혼 전, 친정집에서는 시각장애인 딸에게 아무 것도 시키지 않았다. 라면조차 혼자 끓여본 적 없는 금희 씨가 ‘손끝 요리’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단 한 사람, 아들 엄하늘 씨 덕분이었다. 시각장애인 남편과의 결혼 후, 아들이 7살 때 남편과 사별한 금희 씨는 20년간 혼자 아들을 키워왔다. 어린 아들과 함께 나들이를 가지 못하고, 제대로 된 밥상을 차려주지 못한 미안함이 늘 마음에 남았다.
“이제라도 아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금희 씨는 그렇게 늦깎이 요리사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요리를 하면서 옆에서 거침없는 맛 평가를 해주는 친정엄마와, 요리를 촬영해주는 아들의 도움으로 그녀의 손끝 요리는 나날이 발전 중이다.
반면, 올해 대전에서 취업에 성공한 아들 하늘 씨는 시각장애인 엄마를 홀로 두고 떠난 현실이 마음에 걸린다. 그는 틈나는 대로 엄마를 찾아 집안일을 돕고, 오랜만에 함께 데이트하며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엄마는 아들에게 손끝 요리뿐 아니라 합창, 연극 등 새로운 도전으로 용기를 전한다. 그 둘의 일상은 서로에게 가장 큰 힘이 된다.
장애인 숙박시설, 이름뿐인 권리
가을, 전국이 단풍으로 물든 계절. 속초·양양·인제 등 동해안 곳곳은 붉고 노란 색으로 물든 절경으로 여행객들의 발길을 불러 모은다. 특히 설악산 단풍길은 올해도 단풍 여행지 1위. 숙소 예약률은 90%를 넘어섰다.
하지만 장애인에게 여행은 풍경만큼이나 숙소가 중요하다. 무장애 숙소는 부족하고, 예약이 어렵거나, 예약에 성공해도 휠체어 동선과 폭, 화장실 구조 등 기본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실사용이 어렵다.
오는 22일 오전 11시 10분 방송되는 KBS1 '사랑의 가족'에서는 가을 단풍 명소 속초를 찾아 무장애 숙소의 진실을 직접 확인했다. 아름다운 풍경 뒤, 장애인의 여행 권리는 얼마나 보장되고 있을까. 이름뿐인 권리와 현실 사이, 그 간극을 취재로 좁혀본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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