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UAE(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에 주둔 중인 아크부대 장병들과 만나 "여러분은 군사·안보 외교관으로, 중동의 평화를 지키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올리는 일을 먼 곳에서 하고 있다"며 격려했다.
UAE 국빈방문 3일째이자 마지막날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아크부대 장병과 지휘부를 아부다비 한 호텔로 초청해 만남을 가졌다.
아크부대(UAE 군사훈련 협력단)는 지난 2011년부터 파병이 시작돼 아랍에미리트 특수부대 교육훈련 지원 및 연합훈련 등 국방교류협력, 재외 한국인 보호임무 등을 수행해왔다. 본부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위치하며 '아크'는 아랍어로 '형제'를 뜻한다.
이 대통령은 아크부대를 직접 방문하려 했으나 부대 내부 사정으로 인해 부대원 50여명을 아부다비 시내 호텔로 초청해 만나게 됐다.
이 대통령은 부대원들에게 "오늘 원래 부대를 방문하려고 했는데 오면 귀찮다고 오지 말라 그래서못 가게 됐다. 매우 섭섭하다. 여러분이 오지 말라고 그런 거냐"고 물어 웃음을 이끌어냈다.
그러면서 "아닙니다"라고 답하는 대원들에게 "이역만리 먼 곳에서 국가의 명을 받아 임무 수행하느라 정말 고생이 많다"고 격려의 말을 건넸다.
이어 "어제 모하메드 대통령을 만났는데 아크부대에 칭찬도 많이 하고 기대도 매우 많이 하는 걸 느꼈다"며 "여러분은 군사·안보 외교관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세계 그리고 중동의 평화를 지키고 나아가 대한민국 국격을 올릴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삶과 목숨을 지켜내는 매우 중요한 일을 먼 곳에서 함께 하고 있는 것"이라고 치하했다.
이에 아크부대 부대장 임지경 대령은 격려에 감사를 표한 뒤 "(아크부대는) 육해공군 해병대까지 최정예 선발 합동특수작전 부대"라며 "다른 문화를 이해하면서 최강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근무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크부대, 청해부대 등 이번이 5번째 해외파병이라는 이정현 해군 UDT 소령은 "대한민국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 가끔은 좀 지치고 힘들 때가 있다"며 "그럴 때마다 여기서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곧 대한민국의 국격을 지키는 일이라는 일념으로 여기까지 걸어왔다"고 말했다.
아이 셋의 엄마인 군인 김옥경 씨는 입대 후 해외파병의 꿈을 꿨지만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선뜻 지원하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나 우연히 아크부대 선발 공지를 보고 잊었던 꿈이 생각나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전했다.
그는 "UAE 군인들이 서툰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더라. 이것은 아크부대 선배들이 군사 외교관으로서 신뢰를 잘 쌓은 정말 소중한 결과"라고 말했다.
폭발물처리반(EOD) 반장이자 아크부대에 세 번째 파병된 김근우 상사는 "저희는 아직 10년도 더 된 장비를 사용한다. 총기나 야지 장비, 방탄복 이런 것들이 많이 노후된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EOD 장비도 그렇고 저격 총기들이 전부 구시대 장비를 사용한다"며 "UAE 부대는 지금 장비가 훨씬 더 좋아지고 전술도 발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EOD 반장인데 UAE군은 (폭발물 처리) 로봇이 세 개다. 1개가 고장나면 2개로 대체할 수 있지만 저희는 로봇 하나 밖에 없는데 하나가 고장나면 사용하지 못한다"며 "교류를 하면서 훈련해야 하는데 EOD(로봇) 하나가 고장나 로봇을 UAE에 빌려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임웅순 안보실 2차장에게 "잘 챙겨봐 달라"며 "UAE 당국에서도 여러분에게 지원을 잘해주고 있는 모양이다. 부족한 것은 언제든 건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사막에서 8개월간 근무하려면 여러 가지 어려운 점들이 있을 텐데 그래도 자원자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며 "국민들이 여러분에 대해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돈을 좀 더 많이 벌고 국방비가 늘어나면 가족 방문 프로그램 이런 것도 나중에 한번 해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아크부대원들에게 대통령 탁상시계를 선물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UAE를 떠나 같은 날 밤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한 뒤, 이튿날인 20일 하루 종일 한·이집트 정상회담, 협정 서명식, 오찬 및 연설, 동포 간담회 등을 차례로 소화할 예정이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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