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이탈리아 최고법원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 해저가스관 노르트스트림 폭파 공작 용의자인 우크라이나인을 인도해달라는 독일 측 요청을 최종 승인했다고 AP,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 장교였던 세르히 쿠즈네초우는 2022년 9월 다른 우크라이나인들과 함께 소형 선박을 타고 발트해로 나가 노르트스트림에 폭발물을 장착한 혐의를 받는다.
노르트스트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송하는 약 1천200㎞ 길이의 해저 가스관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해인 2022년 9월 1·2 가스관 4개 중 3개가 폭발하면서 러시아의 유럽 가스 공급이 대부분 차단됐다.
우크라이나는 현재까지 사건 관여를 부인하지만, 이를 수사 중인 독일 연방검찰은 쿠즈네초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인 7명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쿠즈네초우 변호인은 의뢰인이 며칠 내 독일 당국으로 인도될 예정이라며 독일 재판에서 무죄를 받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쿠즈네초우는 지난 8월 이탈리아 동부 해안 도시 리미니에서 가족과 휴가를 즐기다가 체포됐다.
그는 사건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폭발 사고 당시 자신은 우크라이나에서 복무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우크라이나 용의자 1명은 지난 9월 폴란드에서 체포됐다. 그러나 폴란드 법원은 지난달 독일 측 범죄인 인도 요청을 거부하고 그의 즉각 석방을 명령했다.
폴란드 법원은 노르트스트림 폭파를 군사적 행동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러시아 가스관이 전쟁 중 합법적 군사 목표물이었다는 용의자 주장을 받아들였다.
러시아는 노르트스트림 폭파가 우크라이나 잠수부들의 공작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나자 '국제적 테러'라며 수사를 재촉해 왔다.
노르트스트림 종착지이자 러시아와 함께 가스관을 건설한 독일은 폭파 공작의 총책으로 파악된 쿠즈네초우를 법정에 세우기 위해 이탈리아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해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즈네초우가 재판받으면 우크라이나 정부의 역할이 공개 검증대에 오를 수 있다며 이 수사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균열이 생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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