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267명 태우고 목포로 향하다 좌초…"어린이·노약자 먼저 구조"
(신안=연합뉴스) 정회성 천정인 정다움 기자 = 칠흑처럼 어두운 밤바다를 항해하던 2만6천t급 카페리가 무인도로 돌진해 좌초하는 아찔한 상황이 빚어졌다.
제주에서 출발해 목포로 향하던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남쪽 무인도인 족도에 좌초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은 19일 오후 8시 17분께.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40분가량 남겨둔 시각이었다.
승객과 승무원 267명을 태운 여객선은 족도를 향해 정면으로 돌진하듯 선체 절반가량이 무인도로 올라서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됐다.
여객선이 평소 다니는 항로에서 사고가 난 것인지, 미리 피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선체가 옆으로 기울거나 침수되지는 않았다.
다만 무인도로 올라타면서 선내 매점 판매대가 넘어질 정도로 큰 충격이 발생해 승객 일부는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해경은 신고 직후 고속 경비정을 급파해 11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상황을 확인한 해경은 경비함정 17척과 연안 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서해특수구조대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한밤중 구조 작업에 돌입했다.
승객들은 불안에 떨면서도 차분하게 구조를 기다렸다.
사고 직후 모두 구명조끼를 챙겨 입고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해경의 연안 구조정으로 옮겨탈 수 있는 여객선 후미 부분에 질서정연하게 줄을 섰다.
임산부와 어린이, 노약자부터 차례로 배를 옮겨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10시 30분 현재 구조정에 먼저 탑승한 80명이 목포 해경 부두로 이동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긴박한 상황을 전하는 게시글이 잇따랐다.
한 탑승객은 SNS에 "배에서 쾅 소리가 나더니 배가 기울었다가 어디 외딴섬에 잠시 기대고 있는 것 같다"며 "급히 구명조끼 다 챙기고 지금은 (구명)조끼 입고 맨 위에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와 노약자부터 순차적으로 이동한다는 안내가 나왔다", "살아서 돌아오겠다"라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가용 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해 탑승객 전원을 목포 등 육지로 안전하게 이송하겠다고 해경은 전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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