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대 경기도의회 후반기 농정해양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경기도 농어촌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 농업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처럼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뿌리이며 농촌은 생명과 먹거리를 책임지는 소중한 공간이다. 그런데 농촌의 가치를 지키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농업 중심의 지원을 넘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고민 속에서 주목하게 된 것이 ‘워케이션(Workation)’이다. 일과 휴식을 병행하며 자연 속에서 업무에 집중하는 새로운 일의 방식이다. 원격근무가 일상화된 지금, 워케이션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삶의 균형을 회복하고 지역에 새로운 사람과 자원을 불러들이는 정책적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경기도 농어촌은 바로 이 변화의 중요한 기회를 맞고 있다. 농어촌은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을 넘어 쾌적한 환경에서 창의적인 업무가 가능한 장소로서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관광 위주의 단기 체류에 머물고 있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제한적이다. 이제는 머물고 일하며 쉼이 공존하는 농어촌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천의 산수유마을은 농촌 숙박공간에서 업무와 여가를 병행하는 체류형 워케이션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경기도는 ‘체험휴양마을 활성화 사업’에 선정된 10개 농어촌 마을에 마을당 최대 5천500만원을 지원, 축제와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해 도시민 유입과 지역 소득 창출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흐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경기도 농어촌 일휴양연계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조례안은 농어촌형 워케이션의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도시와 농촌이 상생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필요한 근거를 담고 있다. 궁극적으로 경기도 전역의 균형 발전을 위한 전략적 정책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어촌 워케이션은 도시민에게는 쉼과 영감을, 농촌에는 활력과 지속가능성을 제공하는 상생 모델이다. 단순히 공간을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농촌이 서로 연결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산업과 문화, 자연과 공동체가 공존하는 경기도에서 농어촌 워케이션은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다. 일과 쉼이 만나는 그 지점에서 사람과 마을이 함께 성장하는 변화가 시작된다. 경기도 농어촌이 그 중심에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지역의 적극적인 참여가 함께하길 기대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