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히어로물이 어느새 한국 드라마를 대표하는 장르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영웅의 비범함보단 인간적인 면모에 집중함으로써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게 특징이죠. 현실 속 사건을 해결해나가면서 캐릭터가 성장해나가는 방식 또한 한국형 히어로물의 매력으로 꼽힙니다.
초능력의 의미를 다시 묻는 K-히어로물
초능력은 히어로물 특성상 중요한 장치로 기능하죠. 하지만 K-히어로물에선 능력 자체보다 이로 인해 생겨나는 책임과 선택의 무게에 더 큰 의미를 둡니다. 그런 점에서 12월 26일 첫 방송을 앞둔 넷플릭스 〈캐셔로〉도 기대되는 작품이에요. 이 드라마는 평범한 공무원 강상웅(이준호)이 손에 쥔 현금만큼 힘이 세지는 초능력을 얻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초능력을 쓰고 나면 돈이 없어진다는 설정도 흥미롭게 다가오는데요. 이에 작품을 연출한 이창민 감독도 "아주 평범한 남자가 자기가 가진 돈 만큼 초능력을 쓸 수 있다’는 아이러니에서 오는 특이한 슈퍼 히어로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병철이 연기하는 '변호인' 캐릭터도 눈길을 끕니다. 그는 술을 마시면 초능력이 발동하는 변호사로, 강상웅의 초능력을 알아보고 그에게 세상을 구하자고 제안하는 인물이에요. 그런 만큼 두 사람이 어떤 케미를 보여줄지 궁금해집니다.
초능력을 소재로 한 히어로물로 지난해 공개된 쿠팡플레이 〈가족계획〉을 빼놓을 수 없죠. 이 드라마는 기억을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엄마가 가족들과 합심해 악당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통쾌한 사이다는 물론 가족애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디즈니+ 〈무빙〉도 초능력을 소재로, 가슴 뭉클한 가족애를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부모가 거대한 위협에 함께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만큼 세대를 넘나드는 유대 또한 돋보였고요. 여기에 풋풋한 청춘 로맨스부터 어른 멜로까지 펼쳐지면서 보는 이들을 심쿵하게 했습니다.
초능력 없이도 빛나는, 우리 동네 히어로
초능력 없는 이들이 한데 모여 히어로로 활약하는 최근 트렌드도 눈여겨볼 할 만합니다. 이 경우 각 개인의 역량은 물론 팀워크도 돋보이는 게 특징. 지난 17일 처음 방송한 쿠팡플레이·지니TV 〈UDT: 우리 동네 특공대〉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드라마는 예비역들이 내 가족과 우리 동네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뭉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 눈길을 끌고 있어요. 첫 방송부터 흥미진진한데요. 이야기는 특수작전부대 요원 출신 보험조사관 최강(윤계상)이 새로 이사 온 동네에서 이웃들과 교류하던 중 의문의 사건들을 마주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능청스러운 면모에 가려진 반전 매력도 돋보여요. 칼과 총을 지닌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하는 데 이어, 특수작전부대 출신다운 날렵한 액션을 자랑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죠.
캐릭터 간 호흡도 극의 재미를 더합니다. 기술병 출신이자 청년회장을 맡고 있는 곽병남(진선규)은 최강과 공조에 나서면서도 그의 정체를 의심해 긴장감을 조성해요. 여기에, 맘모스 마트 사장 정남연(김지현), 특공무술 용무도장 체육관장 이용희(고규필) 등의 캐릭터들도 각각의 스토리를 지녀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하죠. 특히 정남연은 사고 현장에 등장한 국회의원에게 돌직구를 날리는가 하면 정육점에서 능수능란하게 칼을 다루는 모습을 선보여 향후 행보를 더욱 궁금하게 합니다.
SBS 〈모범택시〉 시리즈도 K-히어로물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김도기(이제훈)를 중심으로 무지개운수 5인방의 활약도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이들은 초능력 대신 남다른 팀워크로 똘똘 뭉쳐 피해자 대신 복수에 나섭니다.
특히 주인공 김도기(이제훈)는 피해자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가 하면 범죄자들과 맞붙을 땐 날렵한 액션을 선보이며 눈을 뗄 수 없게 해요. 사건마다 직업과 캐릭터를 바꿔가며 작전에 임하는 등 다채로운 '부캐'로 활약하는 것도 매력 포인트입니다. 악당의 눈높이에 맞게 모습을 바꾸고, 그 방식을 그대로 되돌려주는 것도 눈길을 끕니다. 이에 일각에선 그를 '다크 히어로'로 부르고 있죠.
인기에 힘입어 〈모범택시〉는 시즌3까지 제작된 상황. 새 시즌의 경우 21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K-히어로물은 다양한 영웅들의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장르의 폭을 계속 넓혀가고 있어요. 앞으로 또 어떤 히어로물이 우리를 즐겁게 할지 벌써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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