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따로 배우느라 힘들다"…스마트 모빌리티 시대, 길 잃은 50·6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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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따로 배우느라 힘들다"…스마트 모빌리티 시대, 길 잃은 50·60대

르데스크 2025-11-19 18:09: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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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곳곳에서 자전거, 수요응답형 버스, 택시 호출 등 스마트폰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가 일상화되고 있지만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교통 접근성 감소'라는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동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된 혁신 서비스들이 오히려 이용 장벽으로 작용하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발표한 '2024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55세 이상 연령대의 AI 서비스 이용 역량은 29.1%로 전체 평균(55.3%)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AI 기반 앱이나 기기를 활용하는 일상적 디지털 역량도 23.4%에 불과했다. 상당수 중장년층이 필수적인 스마트폰 조작조차 어려워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절차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뤄지는 대중교통 및 이동 서비스는 중장년층에게 '복잡하고 불편한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경기도 여러 지자체에서 도입한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인 '똑버스'다. 이 서비스는 정해진 노선이 아닌 승객 호출을 기반으로 AI가 최적 경로를 계산해 운행되지만 호출 과정부터 하차 자동결제까지 앱 설정을 이해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 어플 사용이 필수인 대중교통 서비스를 이용할 때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층이 많아졌다. 사진은 어플 사용이 필수인 대중교통의 모습. [사진=왼쪽부터 똑타, 카카오택시, 따릉이 어플리케이션 갈무리]

  

고성훈 씨(58·남)는 "평소엔 자가용을 이용하다 보니 대중교통을 쓸 일이 거의 없는데, 가끔 이용하려고 하면 어플 때문에 늘 곤란하다"며 "딸들이 설치도 해주고 사용법도 설명해주지만 자동결제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을 몰라 이중 결제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공유 자전거 '따릉이'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따릉이 회원 연령 비중은 20대 26.0%, 30대 27.0%로 젊은 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50대는 12%, 60대는 4%에 불과해 중장년층 이용률은 총 16%로 크게 낮았다. 중장년층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사용법이 복잡해 쉽게 시도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따릉이를 이용하려면 우선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한 뒤 결제 수단을 등록해야 한다. 이후 대여소에서 QR코드를 스캔하고 반납 시까지 앱을 통해 시간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가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에게는 이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택시 이용에서도 세대 간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울연구원이 실시한 '2024 택시 이용 시민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20~40대는 60% 이상이 앱을 통해 택시를 호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60대 이상은 80%가 여전히 길에서 직접 택시를 잡는 '배회 영업' 방식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앱 설치와 회원가입, 결제 방식 설정 등 디지털 절차가 익숙하지 않아 앱 호출을 시도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 서울 시내에 있는 따릉이 정류장의 모습. ⓒ르데스크

 

박보형 씨(60·남)는 "요즘은 예전처럼 손을 흔들어서 잡을 수 있는 택시가 거의 없다"며 "어플이 휴대폰에 깔려 있기는 하지만 택시를 부르는 방법을 잘 몰라서 주변의 젊은 사람들에게 부탁한 적이 많다"고 말했다.

 

홍서희 씨(28·여)는 "부모님과 외출할 때 종종 택시를 이용하는데, 부모님이 호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항상 제가 대신 부르고 있다"며 "혹시 내가 없을 때 택시를 못 불러 곤란한 상황이 생길까 봐 여러 번 사용법을 알려드리지만 장시간 이용하지 않으면 카드를 다시 연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금방 잊어버리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중장년층의 경우 핸드폰이나 키오스크 같은 것을 사용하는 것도 어려워하는 만큼 그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어플을 개발해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공공기관에서 이들을 위한 교육도 제공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제한적인 만큼 한 두 단계만으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끔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어플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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