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역시 스타벅스는 다르네"…배려 깃든 키오스크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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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역시 스타벅스는 다르네"…배려 깃든 키오스크 써보니

이데일리 2025-11-19 16:12: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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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오늘의 럭키(Lucky)라고 불러드릴까요?”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타벅스 테헤란로아남타워점. 키오스크(무인 단말기) 화면에 뜻밖의 제안이 떴다. 닉네임이 없는 기자에게 기계가 먼저 오늘의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며 이름을 지어준 것이다. ‘주문 번호 101번’ 같은 딱딱한 호출 대신, 고객의 이름을 불러주는 스타벅스 고유의 ‘콜 마이 네임’ 감성은 무인기기 앞에서도 여전했다.

19일 스타벅스 테헤란로아남타워점에 키오스크가 설치됐다. (사진=신수정 기자)


스타벅스가 이날부터 테헤란로아남타워점, 명동중앙로점, 제주중문점 등 5개 매장에서 키오스크 운영을 시작했다. 오피스 밀집 지역과 관광 상권내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서다. 기계가 들어서면 사람 냄새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현장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매장에 들어서자 카운터로 향하는 동선 중앙에 자리 잡은 목제 데스크가 눈에 띄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적당한 높이에, 다리를 제외한 하단부가 뻥 뚫린 개방형 디자인이었다. 이는 휠체어 이용자도 무릎이 닿지 않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높이와 공간을 배려한 설계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고객들의 반응이었다. 으레 무인기기가 도입된 매장에서 볼 수 있는 머뭇거림이나 기계를 피해 직원을 찾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고객들은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키오스크 앞에 섰다.

직접 주문을 시도해봤다. 화면을 터치하자 익숙한 크리스마스 프로모션 음료가 반겼다. 메뉴 구성과 UI(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기존 스타벅스 앱인 ‘사이렌 오더’와 흡사해 별도의 학습이 필요 없었다. 원두 종류부터 컵 사이즈, 시럽 추가 등 복잡한 ‘퍼스널 옵션’도 세밀하게 조정 가능했다. 결제 수단 역시 e-프리퀀시 적립은 물론 스타벅스 카드, 모바일 결제, 해외 결제까지 폭넓게 지원해 관광객이나 오피스족 모두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메뉴를 일일이 찾기 번거로운 고객을 위한 히든카드도 있었다. 화면 우측 상단에 있는 마이크 버튼이다. 이를 누르고 메뉴 이름을 말하면 음성 인식을 통해 해당 메뉴를 즉시 찾아준다. 터치 조작보다 말하는 것이 편한 장년층이나 바쁜 직장인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4개 국어(한·영·중·일)를 지원해 언어 장벽도 낮췄다.

스타벅스 키오스크는 물리적인 버튼이 함께 설계됐고 저시력자 등 장애인들의 메뉴 선택을 도와주는 시스템을 갖췄다. (사진=신수정 기자)


이번 키오스크의 백미는 화면 하단에 부착된 물리 키패드 등 장애인 접근성 기능이다. 타 프랜차이즈의 매끈한 터치스크린 키오스크와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다이아몬드 형태로 배치된 방향키와 선택 버튼, 직원 호출 버튼이 직관적으로 배치돼 있었다. 저시력자와 시각장애인을 위해 음성 안내를 들을 수 있는 3.5파이 이어폰 잭과 볼륨 조절 버튼도 마련됐다. 키패드로 주문을 시작하자 글자 크기가 확대되고, 실제 시각장애인의 인지 방향을 고려해 ‘오른쪽 버튼’으로 메뉴를 이동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무인기기지만 ‘사람의 손길’은 여전했다. 파트너들은 수시로 홀에 나와 알코올 솜으로 키오스크 화면과 데스크를 닦고 기기 상태를 점검했다. 많은 사람의 손이 닿는 기기인 만큼 위생을 철저히 관리해, 고객이 안심하고 터치할 수 있도록 했다.

키오스크의 도입은 매장의 공기도 바꿨다. 파트너에게 직접 주문하려는 줄이 길어지면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비어있는 키오스크로 발길을 돌렸다. 주문 대기 인원이 분산되자 매장 내 소음이 한결 줄어들었다.

특히 대기 줄이 파트너 옆 냉장 진열장을 가리지 않게 되면서 시야가 확보됐다. 덕분에 고객들은 한층 쾌적한 환경에서 빵과 케이크를 고르는 모습이었다. 효율을 위해 사람을 지우는 방식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사람과 공간을 더 쾌적하게 연결하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현장이었다.

키오스크 설계를 담당한 서경종 기술전략팀 파트장은 “휠체어 이용자를 비롯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낮은 높이에 디스플레이를 설치했고 장애인 실증까지 거치면서 편리한 사용을 위한 방안을 고심했다”며 “누구나 스타벅스를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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