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명 사상' 부천 트럭 사고 이어 인천서도 모녀 중태 사고
"급가속 방지 장치 보급 서둘러야…적성 검사 강화도 필요"
(인천·부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고령 운전자의 차량 돌진 사고로 인명 피해가 잇따르면서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부천 제일시장 화물차 돌진 사고로 크게 다친 20대 남성과 80대 여성이 전날과 이날 오전 각각 숨졌다.
이로써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당일 숨진 60대와 70대 여성 2명을 포함해 총 4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구속한 화물차 운전자 A(67·남)씨를 이번 주 중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A씨는 지난 13일 오전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1t 트럭을 운전하다가 21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 트럭은 사고 직전 1∼2m 후진했다가 132m를 질주하면서 피해자들과 시장 매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에서도 전날 70대 남성 B씨가 승용차를 몰다가 인도로 돌진해 30대 어머니와 2살 딸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났다.
B씨 차량은 주차장 출구에 있는 요금 정산기 옆에 정차했다가 갑자기 차단기를 뚫고 인도 쪽으로 돌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내가 (운전) 실수를 한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어머니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딸은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져 회복하고 있다.
A씨와 B씨 모두 고령으로 분류된 데다 페달 오조작으로 사고를 냈다는 공통점이 확인되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A씨의 경우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비추는 트럭 내 '페달 블랙박스'를 통해 사고 당시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이 담겼다.
B씨도 주차비 정산 중 브레이크 페달에서 순간적으로 발이 떨어지자 가속 페달을 잘못 밟은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3일 인천 교차로에서도 60대 여성이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20대 여성이 치여 사망해 경찰이 페달 오조작 여부를 조사 중이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019∼2024년 페달 오조작 사고를 분석한 결과 61세 이상부터 페달 오조작 사고 비율이 급격히 증가했다.
페달 오조작 사고의 39.1%는 61세 이상 운전자로 집계됐으며, 65세 이상의 경우 전체의 25.7%를 차지했다.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계기로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정책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참여율이 저조해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야간이나 고속도로 운전 금지 등을 조건으로 운전을 허용하는 조건부 운전면허제의 경우 관계 기관 검토 단계에 머물고 있다.
김용원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전문위원은 "일본처럼 차량용 급가속 방지 장치를 서둘러 상용화하고 고령 운전자 등 교통약자를 중심으로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이와 함께 적성검사를 단계별로 세분화해 안전 운전 인증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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