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당 19만원, 그 뒤에 있는 진짜 이야기’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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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9월 쿠팡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했다는 근황을 알린 적 있다. 당시 박 전 위원장은 “새벽 1시부터 오전 9시까지 19만9548원. 추가 수당이 붙어 꽤 짭짤한 금액”이라는 후기를 남겼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글에서 “아침에 녹즙을 배달한 지 두 달이 흘렀다. 최근에는 3주짜리 단기 알바를 하나 더 시작했다”며 “녹즙 배달이 끝나고 오전 11시 반부터 사무실에 출근해 문의에 대응하는 일이다. 매뉴얼에 맞춰 답변하고, 온라인으로 고객을 응대하는 비교적 단순한 업무”라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2022년 20대 대선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에 발탁됐을 당시를 떠올린 박 전 위원장은 당시 누리꾼들로부터 ‘알바나 해라’라는 얘기를 가장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생활도 안 해 본 애가 무슨 정치를 하냐’는 조롱 속에는 아르바이트 노동을 비하하는 시선이 노골적으로 깔려 있었다”고 밝혔다.
동시에 박 전 위원장은 최근 여러 알바를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단순한 체험이 아니었다. 그 일을 직업으로 살아 내는 청년으로서 돈을 벌기 위한 현실이었다”면서 “하지만 언론이 보기에 나는 여전히 ‘정치인’이었고, 지금도 나는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고민하고 있다.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 현실을 떠나서라도, 내가 올린 글은 누가 봐도 정치인의 글은 아니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나는 쿠팡의 구조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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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위원장은 쿠팡 알바 당시 19만원을 받았을 때 ▲직전 28일 이내 CLS 소속 캠프 근무 이력이 없는 신규 헬퍼 ▲지각·조퇴 시 추가 수당 미지급, 타 프로모션 중복 불가 ▲CLS 계약직 지원 불가 등 쿠팡 근무 프로모션 내용을 공개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문구들은 명확한 사실을 보여 준다. 높은 시급은 기존 노동자가 아니라 ‘신규 인력’에게만 주어지는 단 한 번의 미끼라는 것”이라며 “새벽 1시부터 오전 9시까지 이어진 물류 센터 근무는 고되고 치열했다. 하루 일당 19만원은 그만큼의 땀과 체력과 시간을 맞바꾼 값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나는 그 ‘일당 19만원’이 적힌 프로모션 문자를 단 한 번도 다시 본 적이 없다. 오래 일할수록 오히려 수당이 줄어드는 구조, 경험이 쌓일수록 보상이 줄어드는 시스템이었다”고 했다.
자신의 경험을 돌아본 박 위원장은 “이제는 안다. 어떠한 노동은 누군가의 생계 그 자체이며, 개인의 의지로는 뒤집을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이라며 “그때는 레일 위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물품들만 보였지만, 지금은 그 물품을 옮기는 사람들의 삶이 먼저 떠오른다. 이 경험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우리 사회는 이 구조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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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박 전 위원장은 현재 사회적 논쟁이 되고 있는 ‘새벽배송 금지’에 대해 구조를 바꿀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력이 쌓여도 시급이 오르지 않고, 생계가 급한 사람들이 ‘선택’ 아닌 ‘강요된 선택’을 하게 되는 새벽 배송과 물류 센터 노동. 당신은 이 현실을 알고서도 새벽 배송이 필수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낮에 일하든 밤에 일하든 개인의 선택이지’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질문해야 한다. 그 선택이 실제로는 구조가 만든 비자발적 선택은 아닌지 말이다. 나는 그 현장에서 비로소 이해했다”며 “문제는 개인의 근성과 선택이 아니라 구조였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우리는 이 구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우리가 누리는 ‘빠름’과 ‘편리함’은 누구의 시간과 몸을 비용으로 삼고 있는가. 그 구조를 직시하는 일에서 정치와 변화가 출발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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