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승리는 있었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덮친 ‘조용한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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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승리는 있었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덮친 ‘조용한 외면’

한스경제 2025-11-19 15:17: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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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가나의 축구 대표팀 평가전이 열린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빈 좌석들이 눈에 띈다. /류정호 기자
한국과 가나의 축구 대표팀 평가전이 열린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빈 좌석들이 눈에 띈다. /류정호 기자

| 한스경제(상암)=류정호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이 18일 열린 가나전에서 1-0으로 승리했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인 관중은 3만3256명에 그쳤다. 총 6만6000석 규모의 ‘한국 축구의 성지’가 절반 이상 비어 있는 모습은 올해 마지막 A매치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경기장은 승리의 환호보다 빈 좌석이 더 먼저 눈에 들어왔다. 취재진도 “최근 몇 년 중 가장 썰렁했다”는 말을 내놓을 정도였다.

이날 서울은 체감온도가 영하권까지 떨어지는 한파가 찾아왔다. 여기에 화요일 밤 8시라는 일정까지 겹치며 관중 유입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을 보면 날씨나 일정만으로 팬들의 발길이 멈췄다고 보기 어렵다. A매치 관중 감소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일정 기간 누적된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점점 더 힘을 얻는다.

지난달 같은 장소에서 열린 파라과이전 관중은 2만2206명에 불과했다. 지난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전도 3만3852명이 입장, 2022년 칠레전(4만135명), 2023년 엘살바도르전(3만9823명)에 비하면 뚜렷한 내림세다. 같은 시즌 안에서도 브라질전에는 6만3237명이 몰렸던 점을 감안하면, 대표팀의 관중 편차는 이례적으로 크다.

관중 이탈의 긴 흐름은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9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팔레스타인전에서 대표팀은 졸전 끝 0-0 무승부를 거뒀다. 당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홍명보 감독을 향해 야유를 뱉었다. 당시의 불만 표출은 지금의 ‘조용한 외면’으로 형태만 바뀌었을 뿐, 팬심 온도는 그때부터 내려가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제는 화가 아니라 무관심이 문제가 된 셈이다.

한국과 가나의 축구 대표팀 평가전이 열린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빈 좌석들이 눈에 띈다. /류정호 기자
한국과 가나의 축구 대표팀 평가전이 열린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빈 좌석들이 눈에 띈다. /류정호 기자

대표팀과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신뢰 문제도 여전히 팬심 회복의 걸림돌이다.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 정몽규 회장의 연임 절차를 둘러싼 잡음 등이 대표팀 전체 이미지에 반영됐다. 여기에 들쑥날쑥한 경기력까지 겹치며 팬들의 기대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브라질전은 흥행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나흘 뒤 파라과이전에서 관중이 극적으로 줄어든 건 지금의 팬심이 얼마나 불안정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정 경기만 매진되고, 나머지는 크게 비는 흐름은 대표팀이 장기적인 신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관중 감소는 단순한 숫자 하락을 넘어 대표팀 전체 브랜드 가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협회가 추진하는 친선경기 유치, 스폰서십, 중계 관련 수익 구조는 관중 규모와 직결된다. 특히 월드컵 본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홈 경기의 응집력을 잃는다면 대표팀의 경쟁력에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북중미 월드컵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올해 마지막 A매치마저 3만 명 초반대에 머문 건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대표팀의 흥행 저하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면, 팬심 회복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변화와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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