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젊은층' 뿌리 깊은 고정관념에 목돈 들고 방황하는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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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젊은층' 뿌리 깊은 고정관념에 목돈 들고 방황하는 노인들

르데스크 2025-11-18 18:55: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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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령층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음에도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금융거래 서비스는 여전히 젊은층 중심에 머무르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고령층의 디지털 서비스 소외로 인한 부작용이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불완전 판매, 금융서비스 혜택 소외 등이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지목됐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큰 손 고객 유치와 불완전 판매 등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라도 '고령 친화 핀테크' 기술 도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편리함이 불편함이 된 60·70세대…모바일 금융 환경에 골머리 앓는 금융권의 큰 손 고객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지급수단·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경험 비율은 53.8%였다. 반면 같은 기간 20~40대는 95% 이상, 50대도 90%에 가까운 이용 경험 비율을 보였다. 고령층은 단순한 이용 경험 부족을 넘어 금융 접근성과 각종 혜택 활용에서도 제약을 받고 있다. 일례로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비대면으로 예·적금에 가입할 때 연평균 0.1~0.2%대 우대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비대면 가입을 위해선 디지털 기기 활용이 필수적이다. 현금 지원금, 커피 쿠폰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 서울 시내 한 ATM에 모바일현금카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인식할 수 있는 QR코드가 표시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령층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금융 거래를 꺼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디지털 기기 활용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점이 꼽힌다. 가정주부 조미림 씨(64·여)는 "금융거래는 큰돈이 오가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기기를 활용하는 것 자체가 꺼려질 수밖에 없다"며 "안 그래도 눈도 침침한데 화면까지 작아 글자가 잘 보이지 않고 터치를 잘못하면 이전 화면으로 돌아가거나 꺼지기도 해 도저히 불편하고 불안해서 그냥 고생스럽더라도 은행을 한 번 가는 편이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등 디지털 금융사기 피해를 우려해 아예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7월까지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60대는 372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4% 증가했다. 특히 전체 메신저 피싱 피해자 3950명 가운데 72%가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박진기(68·남) 씨는 "스마트폰으로 금융거래를 하려면 조심해야 할 것도 많고 뭔가 잘못될까 봐 늘 긴장된다"며 "은행에 직접 가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하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금융사들의 디지털 기술은 여전히 젊은층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모바일 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저축·대출·보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시켰지만 화면 구성이나 글자 크기나 메뉴 구조가 고령층에게 직관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로 올해 국내 한 연구진이 시중 금융사 앱을 이용하는 60대 고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버튼의 크기와 간격이 여전히 부족하고 화면 전환이 많아 혼란스럽다는 응답이 다수였다. 다른 학술 연구에서도 시중은행이 앱에 도입한 '고령자 모드'가 실제 고령층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에 전문가들은 고령층 특성에 맞춘 '고령 친화적 핀테크'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상대적으로 고령층은 젊은층에 비해 자산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금융사 입장에서도 수익 확대에 유리할 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간에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도 손쉽게 대비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실시간 상담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불완전판매 위험을 줄이고 있다. 상담 과정의 음성을 자동으로 자막화해 중요한 약관이나 설명 내용을 고객이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불완전판매 요인이 발견되면 영업 직원에게 즉시 경고가 전달되는 방식이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고령층은 금융 거래에서 있어 보수적인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며 "이들을 배려해 간단하고 직관적인 앱 구조, 맞춤형 안내 서비스 등이 포함된 핀테크 서비스를 도입하면 수익 확대나 고객 유치 등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령층이 실제로 금융 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제도적 보완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령층이 금융 혜택을 누리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게 되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장기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고령층은 부동산, 연금, 퇴직금 등 타 연령층에 비해 자산 규모가 크고 장기 예치하는 경향이 강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서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고령층을 타깃으로 한 앱 서비스만 새로 제작해도 상당한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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