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북중학교가 해당 학교에서 엘리트 육성 야구클럽 형태로 운영 중인 ‘수원북중SBC’에 협약 파기를 통보해 관련 학부모 등이 반발하고 있다.
학교 측과 수원북중SBC 간 맺은 협약에 사용된 직인이 문제로 불거진 것으로 학교 측은 이전 학교 야구부였을 당시 만들어진 직인이 사용된 만큼 협약이 이어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선수 학부모 측은 학생 출석 인정과 대회 출전이 막힐 수 있는 중대 사안에 관행적으로 사용되던 직인을 문제로 삼아 협약 파기를 통보하는 것은 학교가 체육 유망주들의 운동 환경을 제재하는 것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1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북중은 야구 학생운동부를 운영하다 지난 2022년 12월 학교장, 학부모 등의 동의 아래 SBC 야구클럽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클럽 운동부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수원북중은 클럽 운동부의 팀 공식 명칭을 ‘수원북중SBC’로 승인하면서 다른 명칭 사용을 금지했다.
협약엔 수원북중 야구부 학생선수들이 SBC클럽을 통해 교내에서 지도를 받고, SBC클럽은 학교 측에 운동장 사용료 등을 지불하는 내용이 담겼다. 협약은 2년 주기로 재체결하기로 해 올해 초 재협약을 맺었다.
문제는 그동안 관행적으로 사용되던 직인을 최근 학교 측에서 ‘다른 명칭’인 만큼 인정할 수 없다고 통보하면서 불거졌다. 수원북중SBC는 학교 팀 때부터 사용했던 ‘수원북중 야구부’ 직인을 사무 처리 등의 이유로 관행적으로 사용했다. 학교 측과의 협약도 이 직인을 활용해 맺어 왔다.
하지만 오는 11월 말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대회 참가를 위해 지난 12일 선수단 소집 공문을 제출하자 학교 측은 “현재 사용하는 직인이 과거 야구부 직인으로 협약서상의 후원명칭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업무협약을 중도 해지하며, 통지일로부터 30일 후 효력이 발생한다”는 내용이 명시된 공문을 보냈다.
선수단 학부모 관계자는 “직인만 다를 뿐 협약 당사자도 동일하고, 그동안 문제 없이 공문이 처리돼 왔는데 개선 기간도 없이 갑자기 협약을 파기하겠다고 통보한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 결정”이라며 “당장 25일부터 열리는 제주도 대회 출전을 앞둔 2학년 선수 30명의 출석 인정과 학교 운동장 사용 등에 어려움이 커졌다”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학교 측은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출석 인정 거부나 대회 출전 제한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30일 유예기간 내 명칭만 변경하면 협약 효력은 유지될 수 있다. 학생 활동과 관련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안은 단순한 직인·명칭 문제를 넘어 학교 기반 클럽형 엘리트 육성 모델의 제도적 허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엘리트 클럽은 법적으로 학교 소속 운동부가 아니기 때문에 학교가 명칭·직인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해석과 학부모·지도자·학교 간 협약으로 운영되는 만큼 일정 수준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 사이의 충돌이 반복되고 있다.
학생들의 대회 출전과 학습권이 논란 중심이 되면서 클럽형 엘리트 제도가 안정적 법·행정 기반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도 여전히 제기된다.
해당 사안은 18일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감사에서도 다뤄지면서 도 체육 당국도 상황을 주시하며 문제 해결에 나섰다.
김택수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은 “학교가 학생들의 체육 활동을 이유 없이 제약하거나 대회 출전을 막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도체육회가 경기도청·경기도교육청과 협력해 학생 보호와 클럽 운영 정상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함께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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