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8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를 듣던 중 가족이 언급되자 격렬히 반발하며 고성을 지르는 등 정면 충돌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진행된 회의에서 김 실장에게 “따님이 전세로 살고 있는데 전세금은 누가 마련한 것이냐”고 질문했다. 김 실장은 “딸이 저축한 게 있고 제가 조금 빌려준 것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갭투자로 집을 산 것 아니냐”고 묻자 김 실장은 “갭투자가 아니다. 중도금 다 치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김 의원이 또 다시 “따님께 임대주택에 살라고 하고 이야기 하고 싶냐”고 재차 질의하자 김 실장은 “제 가족을 그런 식으로 거론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내년 예산에서 청년 전세 관련 정부 대출, 정책대출을 대폭 삭감했다”며 “전세자금에 청년들이 보탤 수 있는 디딤돌, 버팀목 대출의 경우 3조 원 이상을 잘라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난에 김 실장은 “이전 정부가 방만하게 운영해서 정리한 거다. 청년을 위한 대출을 줄인 게 없다”라며 “그런데 왜 가족을 엮느냐. 공직자 아버지 둬서 평생 눈치 보고 살면서 전세도 부족한 딸에게 갭투자가 무슨 말이냐”고 반박했다.
이에 또 다시 김 의원이 “엮는 게 아니라 역지사지”라고 쏘아붙이자 김 실장은 “저는 갭투자 안 한다고 말했다. 딸이 갭투자 한다는 식으로 얘기하지 않았느냐”고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우상호 정무수석이 김 실장을 말렸지만, 김 실장은 “가만히 계시라, 위증으로 고발한다는 것도 그렇고 말이야”라며 자신의 발언을 이어갔다.
결국 김병기 운영위원장이 “여기가 정책실장이 화를 내는 곳이냐”고 언성을 높이자 김 실장은 “송구하다”며 물러섰다. 우 수석은 “가족 문제는 서로 예민한 것이니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상황을 수습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김 실장의 ‘버럭’은 제 발이 저린 듯한 분노이자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자인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늘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드러난 김정책의 태도는 특정 의원에 대한 일시적 반발을 넘어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우롱한 오만의 극치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알맹이 하나 없는 백지시트로 관세 협상 성과를 포장하더니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된 듯한 태도로 국회 상임위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작 다른 이들의 아들, 딸들이 절박함을 호소할 때 김 실장은 단 한 번이라도 분노한 적 있느냐”며 “여당 상임위원장에게만 송구하다고 할 게 아니라, 국회와 국민 앞에 정식으로 사과하고, 이번 사태를 깊이 성찰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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