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출신 트레이더들 아르헨 정부 대거 포진
트레이더 출신인 베선트와 협상서 '동질감' 공유한듯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는 과정에 뉴욕 월스트리트 출신 아르헨티나 경제 관료들이 핵심 역할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JP모건, 도이치뱅크 트레이더 출신인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이다.
WSJ는 그가 월스트리트 시절의 저돌적이던 풍모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동료들이 그를 '금융계의 리오넬 메시'로 불렀다고 한다.
카푸토 장관은 미국이 아르헨티나에 제공한 200억 달러(약 29조원) 규모의 경제 지원안과 관련,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의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WSJ는 전했다.
협상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과 카푸토 장관은 같은 업계를 경험한 전직 트레이더로서 모종의 동질감을 공유했다고 한다. 베선트 재무장관 본인도 저명한 외환 트레이더 출신이다.
이런 협상 이후 트럼프 정부는 통화스와프를 비롯해 아르헨티나에 이례적인 대규모 지원을 제공했다.
그 직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밀레이 정부는 예상을 뛰어넘는 승리를 거뒀다.
호세 루이스 다사 아르헨티나 경제정책 담당 차관 역시 JP모건 출신 인사다. 미국에서 교육받은 이코노미스트로, 과거 월스트리트를 경험한 인물로서 베선트와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밖에도 산티아고 바우실리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 파블로 키르노 아르헨티나 외교부 장관 역시 JP모건 출신이라고 WSJ는 전했다.
WSJ는 이들의 이력을 소개한 기사에서 "미국의 아르헨티나 구제금융 뒤에 'JP모건 보이즈'가 있었다"는 제목을 달았다.
기사에서 WSJ는 한때 월스트리트에서 시장의 흐름에 올라타 돈을 벌던 투자은행 소속 트레이더들이 이제는 시장의 대세를 조율하는 정책 조정자들이 됐다는 점을 짚었다.
아르헨티나의 경제정책을 관찰해온 한 경제학자는 WSJ에 "베선트나 아르헨티나의 'JP모건 보이즈'가 더이상 트레이딩 데스크 쪽에 있지 않다는 점이 현재의 아이러니"라며 "항상 시장의 흐름을 탔던 이들이 이제는 그 시장의 흐름을 제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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