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데이터홈쇼핑을 졸속매각?…SK스토아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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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데이터홈쇼핑을 졸속매각?…SK스토아의 ‘눈물’

이데일리 2025-11-18 15:45: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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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만년적자 기업 라포랩스(퀸잇)에 매출 3000억원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1위 기업이 팔려가는 게 맞습니까. 정육각·초록마을 사태를 경험한 우리는 적자기업의 무리한 확장이 어떤 파괴를 불러오는지 경험했습니다. 이런 졸속매각은 절대 인정할 수 없습니다.
SK스토아 노조가 18일 서울 상암KGIT센터 앞 광장에서 첫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SK스토아 노조 첫 집회…“무리한 인수는 파괴 부를 것”

김대홍 SK브로드밴드노조 SK스토아지부장은 18일 서울 상암KGIT센터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경쟁사들의 가치가 2000억~3000억원 수준인데, 업계 1위 기업이 불과 1000억원가량에 팔린다는 건 누구를 위한 매각인지 SK텔레콤(017670)은 답해야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SK스토아 노조는 지난 13~14일 투표자 211명 대상 찬반 투표를 통해 100%의 찬성률로 쟁의 행위를 의결했다. SK스토아 노조 역사상 첫 파업이다. 방송 송출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 데이터홈쇼핑 업종인만큼 이 같은 파업은 흔치 않다. 그만큼 SK스토아 구성원들의 위기의식이 상당하단 의미다.

본격적인 쟁의 행위의 시작을 알리는 이번 집회에는 조합원 150여명이 추운 날씨에도 참석해 SK스토아 매각 철회를 주장했다. 방송 필수 인력들을 제외한 대부분이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법상 집회 참가가 어려운 비노조원들도 핫팩 등을 노조에 지원하는 등 SK스토아 전 구성원들이 한 목소리로 ‘매각 결사반대’를 외치는 상황이다. 일부 조합원은 단상에 나와 울먹이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SK텔레콤은 패션 플랫폼 퀸잇을 운영하는 라포랩스를 SK스토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인수전 초반엔 대형 유통업체들이 여럿 관심을 보였지만,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였던 라포랩스를 점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내 서둘러 매각을 처리하려던 SK텔레콤과 패션 플랫폼에 데이터홈쇼핑을 얹어 시너지를 내려는 퀸잇의 의지가 맞아떨어지면서 매각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인수자가 퀸잇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불안감과 우려를 표하고 있다. 스타트업인만큼 아직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다. 김 지부장은 “설립 5년차 스타트업 라포랩스의 지난해 매출은 700억원, 영업손실 80억원으로 규모나 인력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SK스토아에 한참 모자라다”며 “지난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와 정육각 기업회생 사태 등을 이미 경험했는데, 이 같은 적자기업의 무리한 인수는 어떤 파괴를 불러오는지 보여지지 않았느냐”고 강조했다.

라포랩스의 현금성 자산은 약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다만 SK스토아 인수에는 몸값으로 거론되는 1000억원 규모의 매각가 이외에도 향후 2~3년간 운영자금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포랩스는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해 재무적 투자자(FI)와 공동 투자, 사모펀드(PEF)의 대출성 자금 조달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라포랩스가 수백억원 수준으로 파악되는 SK스토아의 현금성 자산도 노려 인수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김대홍 SK브로드밴드노조 SK스토아지부장이 18일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정육각 사례와 비슷, 차주부터 국회 설득작업 나설듯

유통업계의 시선도 불안하다. 노조가 지적했듯 정육각과 초록마을 실패 사례와 구조가 비슷해서다. 정육각은 2022년 900억원을 들여 초록마을을 인수했는데, 외부 차입금에 투자금 등을 총동원했다. 인수로 인한 부채와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사업간 시너지 효과도 누리지 못하면서 결국 기업회생으로 마무리된 사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너무 서둘러서 매각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며 “최근 몇년새 이커머스 업계의 M&A 실패 사례들이 많이 나온만큼 신중한 매각이 중요한 시점이다. 잘못된 M&A로 여러 유통 생태계 주체들이 모두 공멸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 만난 윤세홍 SK브로드밴드노조위원장은 “SK텔레콤, SK그룹 측과 매각 철회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 주까지 계속 진행해볼 예정”이라며 “오는 26일 SK텔레콤 이사회 이후엔 본계약 체결이 2~3일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만큼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다음주 초부터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들을 대상으로 ‘매각 철회 의견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윤 위원장은 “데이터홈쇼핑 사업자는 매각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만큼 국회와 정부를 대상으로 적극 의견을 피력할 예정”이라며 “정부에서 데이터홈쇼핑의 역할과 중요성을 감안해 잘 심사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향후 본계약이 이뤄지면 라포랩스에서 30일 이내 방미통위로 최다액출자자 변경 신청을 해야하고, 방미통위는 이를 60일내 검토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1회 30일 연장 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내년 3~4월께나 정상적인 결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SK스토아는 노조 차원이 아니라 개별 구성원들이 직접 국회에 의견을 전달하고 대통령실에 청원을 넣는 등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 기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매각 철회 관련 청원을 인증하는 사진을 올리는 구성원들도 나올 정도다.

이에 대해 라포랩스 관계자는 “이번 건은 SK와 노조간 내부 협의 사안으로, 외부 기업이 직접 의견을 줄 수 없다”면서도 “향후 인수 여부가 결정되더라도 현 조직과 분리 운영을 전제로 검토하고 있고, 구성원의 고용 안정과 처우 보장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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