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올 3분기 코로나19 이후 전례 없는 실적 부진을 기록, 올 동계 시즌 운항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진에어, 제주항공 등 국내 주요 항공사는 4분기 수익성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며, 동계 성수기 운항 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 3분기 매출은 약 4조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줄었고, 영업이익은 39% 급감해 3763억원에 머물렀다. 당기순이익 또한 67% 감소한 918억원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매출 1조4643억원, 영업손실 1757억원으로 3분기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규모가 작은 저비용항공사(LCC)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진에어는 매출 3043억원에 2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제주항공은 매출 3883억원에 영업손실 55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으로 인한 운영비 급증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유, 기단 임차료, 정비비, 기내식 대금 결제까지 모두 달러로 이뤄진다”며 “환율 10원 오를 때마다 400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3분기 손실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항공업계는 오는 4분기 동계 시즌을 최대 성수기로 보면서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국제선과 국내선 여객 수는 2025년 10월 기준 전년 대비 5.7% 증가하는 등 수요 회복세가 관측되고 있지만, 치열한 가격 경쟁과 비용 부담은 걸림돌이다. 특히 LCC들은 신규 노선 취항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맞서고 있지만 3분기 무너지는 실적 회복까진 역부족이란 평가다.
현재 일부 항공사들은 출혈 경쟁 속 가격 인하 압박과 서비스 질 저하 위험까지 감내하며 생존을 위한 전략적 운항 재조정에 나서고 있다. 동계 시즌 항공 노선 계획은 10월말 동계 스케줄 변경으로 본격화되는데, 인기 노선 집중과 비수익 노선 축소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는 일본, 동남아, 유럽 등 인기 노선 증편과 지역 신규 취항에 힘을 실으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고, LCC들은 베트남, 일본 등 수요 급증 지역에 노선을 집중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이처럼 인기 노선으로 운항이 몰리게 되면 가격 경쟁 심화와 운임 인하 압박, 승객 유치 경쟁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실질적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과한 노선 출혈 경쟁은 장기적으로 업계의 서비스 품질 약화, 직원 피로도 증가 등 새로운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고환율, 공급 과잉이라는 삼중고에 항공사들이 직면했다”며 “성수기로 분류되는 연말 동계 시즌 시작으로 실적 회복이 어느정도 이뤄지겠지만, 현재 업계 전반의 경영 위기는 맞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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