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건넨 브로커엔 징역 9년 구형…전세사기 건축왕 소유 주택 165채 매입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뇌물을 받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내부 정보를 넘기고 미분양 주택 매입을 주도한 전 LH 직원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인천지법 형사12부(최영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 LH 인천본부 소속 직원 A(47)씨에게 징역 8년에 벌금 3억원을 구형하고 8천600여만원을 추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또 변호사법 위반과 뇌물공여 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브로커 B(34)씨에게는 징역 9년을 구형하고 84억8천여만원을 추징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의 범죄가 중대하고 죄질이 불량한 점을 고려해 이같이 구형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LH 내부 자료를 제공하는 대가로 B씨로부터 35차례 8천673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브로커 B씨로부터 뒷돈을 받고 LH 인천본부의 임대주택 현황과 감정평가 결과가 담긴 보안 1등급짜리 감정평가 자료를 16차례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당시 정부가 빌라나 오피스텔 등을 사들여 무주택 서민들에게 시세보다 싸게 임대하는 매입임대주택 업무를 맡고 있었다.
B씨는 미분양 주택을 빠르게 처분하려는 건축주들에게 A씨를 소개해주는 대가로 29차례에 걸쳐 99억4천만원 상당의 청탁·알선료를 수수하거나 약속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의 범행으로 LH 인천본부는 3천303억원을 들여 주택 1천800여채를 매입했으며, 이 중에는 인천에서 대규모 전세사기를 저지른 '건축왕' 일당의 미분양 주택 165채도 포함됐다.
A씨는 이 과정에서 B씨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대여받아 편법으로 운영하는 공인중개법인에 1억1천90만원 상당의 중개 수수료를 지급해 LH에 손해를 끼치기도 했다.
사건이 알려진 뒤 A씨는 LH에서 직위해제됐다가 징계위원회에서 파면된 것으로 전해졌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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