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옌스 카스트로프가 홍명보호 중원 경쟁 속에서 냉정한 입지를 마주했다. 올해 마지막 A매치인 가나전에서 ‘최종 테스트’ 기회가 주어질지 주목된다.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초청 평가전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가나와 맞대결을 펼친다. 홍명보호는 지난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를 2-0으로 제압했다.
지난 9월부터 홍명보호에 승선한 카스트로프가 냉정한 중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카스트로프는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대표팀 최초 ‘재외 혼혈’ 선수다. 지난 8월 ‘스포츠 국적’을 한국으로 변경했고 9월 미국 원정 평가전부터 홍명보호에 합류했다. 합류 초기에는 카스트로프가 확실한 중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다. 게다가 데뷔전 인상도 괜찮았다. 미국전 당일 감기 몸살 기운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후반 투입돼 장점인 활동량과 경합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어진 멕시코전에서는 선발 출전해 45분 간 태클 시도 5회, 차단 3회, 리커버리 5회, 공격 지역 패스 8회로 전반 기준 팀 내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카스트로프가 성공적으로 대표팀 중원에 착륙하는 듯했다. 그러나 10월 A매치부터 카스트로프 입지는 급변했다. 안방 A매치 첫 경기인 브라질전 후반 투입돼 45분을 뛰었고 경기 중 3선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반반씩 소화했지만, 어느 한 포지션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두 번째 경기인 파라과이전은 홍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벤치를 지켰다.
11월에도 카스트로프의 차가운 입지는 여전하다. 11월 일정 전 대표팀 중원 핵심인 황인범과 백승호가 부상으로 낙마하며 카스트로프의 쓰임새가 높아지는 듯했다.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NFC)에 입성한 카스트로프는 “매번 소집마다 점점 자신감이 붙는다. 대표팀에 올 때마다 매번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핵심 자원) 부상 여부와 상관없이 저는 제 모습과 역할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라며 경쟁을 자신했다.
홍 감독 역시 볼리비아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별도로 미드필더 선수들만 해서 한두 차례 더 소그룹 미팅을 했다. 그동안 미드필더가 해왔던 움직임과 동선, 형태를 선수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주기 위함”이라며 중원 조합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그러나 홍 감독 고민 속에 카스트로프는 없었다. 14일 볼리비아전에서도 벤치에서 출발한 카스트로프는 후반 막판 투입돼 5분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핵심이 둘이나 빠졌음에도 카스트로프는 홍명보호 내에서 김진규, 원두재 등에 밀린 후순위 옵션임이 드러났다.
11월 일정 마지막 경기인 가나전은 사실상 카스트로프가 입지 반전을 다질 마지막 기회다. 11월 일정을 마치면 홍명보호는 내년 3월 A매치까지 별도의 평가전을 가지지 않는다. 게다가 북중미 월드컵 직전인 3월 일정은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기 보단 기존 자원의 조직력을 다질 중요한 담금질 시기다. 주전에서 다소 멀어진 자원이 입지 변화를 일구기에는 열악한 상황이다.
홍 감독은 가나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내일 경기에 나갈 포메이션을 결정했다. 선수들이 하면서 느낄 수 있고 협력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내일 경기를 통해서 전체적으로 팀에서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며 가나전 선수 구성을 미리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의 머릿속에 카스트로프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번 가나전이 카스트로프의 쓰임새를 확실히 체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인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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