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 팔레를 집어삼킨 거대 문어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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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팔레를 집어삼킨 거대 문어의 정체는?

바자 2025-11-18 12:03:58 신고


THE OCTOPUS EATS ART BASEL PARIS!


그랑 팔레를 집어삼킨 거대 문어의 정체는? 루이 비통과 무라카미 다카시의 창의적인 프레젠테이션이 아트 바젤 파리 2025를 장악했다. 하우스와 작가가 20년 넘게 이어온 협업이 마침내 여기에서 완성된다. 지금, 예술과 패션에 관한 가장 유쾌하고도 심오한 만남.


아트 바젤 파리 2025가 열리는 그랑 팔레에 입성하면 가장 먼저 시선이 향하는 장소, 발콩 도노르. 각각의 부스를 내려다보는 그야말로 모든 미술 현장의 중심이며, 3년 연속 아트 바젤 파리 2025(Art Basel Paris 2025)의 공식 협력 파트너로 참여하는 루이 비통이 ‘아티카퓌신 VII‐루이 비통×무라카미 다카시’ 컬렉션을 선보이는 곳이다. 작년엔 프랭크 게리의 물고기가 주인공이었다면, 올해는 무라카미 다카시의 거대한 문어 조각상이 전시 공간 전체를 뒤덮었다.

작가가 직접 큐레이팅했다는 이 문어 조각상은 표면이 얇은 막으로 이루어졌고, 그 안에서 빛이 퍼져 나가는 방식이 마치 중국의 홍등을 연상케 하는 설치 작품이다. 예로부터 홍등이 행운, 번영, 기쁨을 상징하여 축제 날 주로 쓰였다면,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예술 축제의 현장에 이를 닮은 문어 조각상이 전시 공간을 점유한 연출은 꽤 상징적이다.

문어 조각상 주변으로 세 개의 구형 조각 ‘플러시 볼’이 위치한다. 스마일링 플라워 모티프를 상품화한 대표적 사례인 플러시 볼은 환시적 시각에 대해 탐구했던 20세기 판화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가 마치 오늘날의 미러볼 같은 반사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에서 영감받은 결과물이다.

세 개의 플러시 볼 중에서 가장 큰 ‘멀티컬러 플러시 볼’과 그 옆에 이를 그대로 축소한 듯한 카퓌블룸(Capubloom)이 특히 눈에 띈다. 이어 카퓌신 이스트 웨스트 레인보우(Capucines East West Rainbow)로 향한 시선은 전면에 위치한 신작 ‘플럼 플러시 볼’에 다다른다. 전시 공간 전체를 뒤덮은 거대한 문어 조각상을 닮은 또 다른 문어의 촉수가 아티 카퓌신 백을 옥죄고 있다. 이 창의적인 디자인이 적용된 작품은 카퓌신 미니 텐터클(Capucines Mini Tentacle)과 카퓌신 MM 아이(Capucines MM Eye)다. 그 옆으로 이번 아트 바젤 파리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또 다른 신작 ‘체리 블라썸 플러시 볼’이 있다. 주변에 나란히 놓인 카퓌신 BB 골든 가든(Capucines BB Golden Garden), 카퓌스플릿 BB(Capusplit BB), 카퓌신 미니 오토그래프(Capucines Mini Autograph) 그리고 작가와 루이 비통의 협업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슈퍼플랫 판다’ 모티프를 스트라스로 장식한 판다 클러치(Panda Clutch)도 놓쳐서는 안 될 작품이다.

모두 11점의 아티카퓌신 VII‐루이 비통×무라카미 다카시 컬렉션은 예술가의 유쾌하고도 심오한 미학과 하우스의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탁월한 기술력이 완벽히 조우한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다.

그런데 왜 하필 문어일까? 미스터 도브나 슈퍼플랫 판다, 젤리피시 아이즈, 스마일링 플라워만큼 유명한 모티프는 아니지만, 어떤 면에서 문어는 무라카미 다카시라는 창작자의 정체성이 담긴 상징이다. 작가는 2017년 시카고 현대미술관 회고전 전시 제목이자 동명의 설치 작품명으로 ‘The octopus eats its own leg’라는 문장을 내걸었다. 물론 문어는 그 자체로 작가의 슈퍼플랫 미학과 호응한다. 그러나 동명의 일본어 속담 “たこが自分の足を食う(문어는 자기 다리를 먹는다)”에서 유래한 이 문장이 “임시적으로 스스로를 희생해 살아남다, 자원을 갉아먹으며 연명하다”는 뜻임을 상기한다면 보다 다층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작가가 이 속담을 이미지의 재생산을 기치로 한 자신의 예술 행위로 확장한 것이라면? 어쩌면 문어 모티프에는 회화로 시작해서 설치, 피겨, 패션 하우스와의 협업까지 변주의 변주를 거듭해온 창작자로서의 자기 인식이 담겨 있는지 모른다.

게다가 올해는 20여 년 전 무라카미 다카시와 루이 비통의 협업을 기념하는 특별한 시점이다. 하이패션이 대중문화의 전 영역으로 확산되던 2002년, 작가는 2003 S/S 컬렉션을 통해 루이 비통의 모노그램 캔버스를 재해석하도록 초청된 첫 번째 아티스트였다. 올해 초, 판다부터 벚꽃에 이르기까지 그 아이코닉한 협업이 23년 만에 재출시되었고, 마침내 여기 아트 바젤까지 다다른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작가와 하우스가 공유하는 철학은 동일하다. 패션과 예술, 창작과 상업의 경계가 흐릿해진 결정적 순간. 우리는 이 영감의 순간을 기꺼이 향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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