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 부활·70년대생 전면 등판…'뉴 SK' 인사쇄신 종착지는 AI·신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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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회장 부활·70년대생 전면 등판…'뉴 SK' 인사쇄신 종착지는 AI·신산업

르데스크 2025-11-18 11:20: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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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연이어 강도 높은 인사 쇄신과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등 미래 산업을 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동시에 조직을 젊고 민첩한 구조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차원에서 2028년까지 128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약속한 데 이어 사장단·임원 인사에서는 1970년대생 젊은 리더를 전면 배치하고 일부 계열사에서는 임원 30% 감축이라는 '고강도 칼질'까지 단행했다. SK그룹이 말하는 '미래 먹거리' 전략의 중심축에 인사 쇄신과 AI·신산업 투자가 동시에 놓여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사장단 젊어지고 임원 30% 감소…인사 태풍의 방향은 'AI·현장·속도'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올해 가장 먼저 '인사 태풍'을 일으킨 곳은 SK였다. SK그룹은 지난달 말 4대 그룹 가운데 첫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SK텔레콤에서는 임원의 30%를 줄이는 초강수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인적 쇄신·조직 슬림화·현장 중심 경영'이 이번 인사의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SK텔레콤의 임원 30% 감축은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대규모 해킹·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차원에서도 이례적으로 12월 초로 예상됐던 전체 임원 인사보다 앞서 SK텔레콤 인사를 먼저 발표하며 강한 쇄신 의지를 과시했다. 구조조정의 메시지를 가장 민감한 ICT 핵심 계열사에서부터 시작한 셈이다.

 

▲ SK그룹은 지난달 말 4대 그룹 가운데 첫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SK텔레콤에서는 임원의 30%를 줄이는 초강수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사진=연합뉴스]

 

이번 SK텔레콤 인사의 특징은 '칼질'과 '세대교체'가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기존 임원 자리 중 30%를 줄이는 대신 신규 임원은 지난해(3명)의 3배가 넘는 11명을 발탁했다. 임원 숫자는 줄이되 젊고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물들을 전면에 세워 조직을 '빠른 의사결정 체제'로 재구성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태원 회장이 그간 강조해 온 '현장형 리더 전진 배치' 기조가 실제 인사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그룹 전체 사장단 인사도 같은 방향성을 보였다. SK그룹은 4년 만에 부회장을 새로 배출하고 사장 승진자를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리며 승진 폭을 크게 키웠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을 맡아온 이형희 사장이 SK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SK스퀘어 김정규, SK㈜ AX 김완종, SK이노베이션 E&S 이종수, SK실트론 정광진 등 1970년대생 신임 사장들이 대거 전진 배치됐다.

 

이번 인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연령 구조'의 변화다. 새로 임명된 사장단의 주축은 50대 초중반, 최연소는 49세다. 1970년대생 사장단이 전면에 포진하면서 SK의 전략·의사결정 라인 자체가 빠르게 젊어지고 있다. 기존 사장단까지 포함하면 70년대생 경영자는 16명으로 이 가운데 12명이 그룹 핵심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전체 사장단 34명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70년대생인 셈이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회장 비서실도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최태원 회장의 비서실장에는 1980년생인 류병훈 SK하이닉스 미래전략 담당이 발탁됐다. SK텔레콤 출신인 류 실장은 SK하이닉스에서 중장기 성장전략을 다루던 인물로 전략 수립과 현장 경험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임 김정규 비서실장이 SK스퀘어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비서실–주요 계열사–수펙스(그룹 최고협의기구)'로 이어지는 구조가 마련됐다.

 

특히 이번 인사가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AI·신산업 중심 체질 개선'의 출발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SK그룹은 최근 몇 년 간 정유·통신 중심에서 반도체·AI·첨단 소재·친환경 에너지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해왔다.

 

최태원 회장이 "AI 발 산업 격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미국발 생산 재배치, 중국의 산업 추격 등 복합 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생존 전략은 더 이상 과거 방식으로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해 온 점도 이번 인사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번 인사에서 "

 

SK텔레콤의 임원 감축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AI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직 슬림화라는 실질적 의미를 가진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복잡한 의사결정 라인을 줄이고 AI·플랫폼 중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조직의 중간 단계를 줄였다는 분석이다. 현장 경험·R&D 이해·신사업 추진 역량을 겸비한 인물들이 주로 발탁된 배경이다.

 

128조 국내투자·용인 클러스터·AI 데이터센터…'포스트 SK하이닉스' 시대

 

▲ SK그룹의 인사 향방에는 'AI 3대 강국'을 내세운 정부의 정책 기조에도 호응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사진은 울산 AI 데이터 센터 출범식 모습. [사진=울산시]

 

인사 쇄신의 또 다른 축은 '돈이 흐르는 방향'이다. SK그룹은 인사 발표와 별개로 2028년까지 128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차질 없이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 축은 △AI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등 이른바 '미래 먹거리' 사업에 맞춰져 있다.

 

최태원 회장은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SK는 인공지능,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등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가 제시한 'AI 3대 강국' 비전에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SK의 투자 전략의 중심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자리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이 클러스터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 급증과 공정 첨단화에 따라 당초 계획 대비 투자비가 크게 늘어난 상태다. 팹(반도체 공장) 4기를 최종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완공시 총 투자 규모가 최대 6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국내 최대급이다.

 

투자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배경에는 AI 수요가 있다. 초거대 AI,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성능 HBM과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미세공정·첨단 공정 설비 투자가 필수로 떠올랐다. 'AI 3대 강국'을 내세운 정부의 정책 기조에도 호응하고 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 육성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정부와 함께 8600억원 규모의 '트리니티 팹(Trinity Fab)' 구축을 추진 중이다. 트리니티 팹은 용인 클러스터 내에 들어서는 첨단 반도체 개발용 미니 팹이다. 12인치 웨이퍼 기반 테스트 인프라를 갖춰 소부장 업체들이 실제 양산 환경과 동일한 조건에서 제품을 실증·검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실상 반도체 투자에서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가 아니라 '생태계 중심' 구조 전환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젊은 사장단과 R&D 중심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운 최근 인사 방향과 궤가 맞물린다. 핵심 공정과 기술을 이해하는 리더만이, 클러스터·트리니티 팹·소부장 협력 구조를 유기적으로 묶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AI 인프라 투자도 공격적이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을 짓고 있다. 2027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데이터센터는 100MW급 하이퍼스케일 규모로, 동북아 AI 허브를 표방한다. 업계에서는 이 센터에만 수조원 규모의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 측면에서도 전략은 명확하다. SK그룹은 해마다 8000명 이상을 채용하고 있으며, 향후 투자 확대에 맞춰 고용 규모도 더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반도체 팹이 한 기씩 가동될 때마다 최소 2000명 이상 추가 고용이 필요하고, 협력업체·서비스업까지 고려하면 팹 1기당 직간접적으로 1만4000~2만명 수준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의 인사·투자 행보를 따로 떼어 보면 단편적으로 보이지만 둘을 하나로 묶어 보면 방향성이 선명해진다"며 "정유·통신 중심 '올드 SK'에서 AI·반도체·친환경 중심 '뉴 SK'로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인사 쇄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던 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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