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코스피가 4000선을 넘어서는 등 증시가 활황을 이어가자 한동안 주춤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대형 비상장사들이 IPO 후보군으로 거론되며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를 비롯해 CJ올리브영, 컬리 등 주요 기업들의 상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유통·커머스 업종은 성장성과 수익성 변동으로 인해 최근 몇 년간 상장을 미뤄왔지만, 증시 호조가 이어지면서 상장 시기를 재검토하는 모습이다.
무신사는 8월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며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프라인 플래그십 확대, 자체 화장품 브랜드 론칭, 내달 중국 상하이 매장 개점 등 외형 확장 전략도 병행 중이다. 내년에는 항저우 등 중국 핵심 상권에도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열어 현지 젊은층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무신사 기업가치를 약 1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순이익 약 700억원 기준으로 보면 주가수익비율(PER)이 140배 수준에 이르는 등 상장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무신사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 등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무신사는 글로벌 시장 확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IPO는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자금 조달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올리브영도 대표적인 ‘조(兆) 단위’ IPO 예상 기업으로 거론된다. H&B(헬스앤뷰티) 시장 점유율이 80% 이상이고 온라인 매출 비중이 40%를 넘는 등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기업가치는 6조~8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다만 회사 측은 “현재 구체적 IPO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컬리는 실적 개선을 계기로 상장 재추진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지난 11일 컬리가 공시한 실적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창사 이후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규모며, 매출은 57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앞서 컬리는 2022년 한국거래소 예비 심사를 통과해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지만 경기 둔화로 투자심리가 악화되자 2023년 1월 상장을 철회해하기도 했다.
컬리 김슬아 대표는 지난 9월 “시장 환경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재추진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상장을 미뤄왔던 유통·커머스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며 “수익성 개선과 시장 유동성이 맞물리면 IPO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