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주요 수출산업 전반에서 중국과의 경쟁력이 2030년이면 완전히 역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8일 10대 수출 주력업종을 영위하는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미·일·중 경쟁력 현황 및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은 우려를 제기했다.
이번 조사는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2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62.5%는 현재 최대 수출 경쟁국으로 중국을 꼽았으며, 미국(22.5%), 일본(9.5%)이 뒤를 이었다. 2030년 전망에서도 중국을 꼽은 비율은 68.5%로 오히려 증가해 중국과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기업경쟁력을 100으로 볼 때, 2025년 기준 경쟁국 경쟁력은 미국 107.2, 중국 102.2, 일본 93.5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2030년에는 미국 112.9, 중국 112.3, 일본 95.0으로 전망하며 한국이 미국과 중국 모두에 더 뒤처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협은 “국내 기업들은 이미 미국과 중국에 경쟁력이 밀리고 있으며 향후 5년간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며 “특히 중국은 2030년이면 미국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업종별 경쟁력을 100으로 두고 중국과 비교한 결과, 2025년 현재 중국이 우위에 있는 분야는 철강(112.7), 일반기계(108.5), 이차전지(108.4), 디스플레이(106.4), 자동차·부품(102.4) 등 5개 업종이었다.
반면 한국이 우세한 업종은 반도체(99.3), 전기·전자(99.0), 선박(96.7), 석유화학·석유제품(96.5), 바이오헬스(89.2) 등이었다.
하지만 2030년 전망에서는 10대 주력업종 모두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한국을 앞설 것으로 응답해 중국의 산업력 확대가 전방위로 진행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과 미국 비교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2025년 한국이 미국보다 우위에 있는 업종은 철강(98.8), 선박(90.8), 이차전지(89.5) 등 세 분야에 불과했다. 그러나 2030년에는 철강 분야에서도 미국(100.8)이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이 우위를 유지하는 업종은 선박과 이차전지 두 곳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경쟁력 요소별 분석에서는 국가별 강점이 뚜렷하게 구분되었다. 중국을 최대 경쟁국으로 꼽은 기업들은 2025년 중국의 경쟁력이 가격경쟁력(130.7), 생산성(120.8), 정부지원(112.6) 분야에서 높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유일한 항목은 상품브랜드(96.7)였다. 그러나 기업들은 2030년에는 브랜드 경쟁력마저 역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경우 상품브랜드(132.0), 전문인력(126.2), 생산성(124.7), 핵심기술(124.0)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압도적인 강점을 보였다. 2030년 전망에서도 거의 모든 분야에서 격차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지적한 경쟁력 제고의 장애요인은 ▲국내 제품경쟁력 약화(21.9%) ▲대외리스크 증가(20.4%) ▲내수 부진(19.6%) ▲AI 등 핵심기술 인력 부족(18.5%) ▲노동시장·법제도 낙후(11.3%) 등으로 나타났다.
정부에 바라는 지원 과제로는 ▲대외 리스크 최소화(28.7%) ▲핵심인력 양성체계 구축(18.0%) ▲세제·규제완화 등 경제효율성 제고(17.2%) ▲미래기술 투자지원 확대(15.9%) 등이 제시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주요 산업의 경쟁력이 향후 5년간 글로벌 경쟁국 대비 더욱 약화될 것이라는 기업들의 인식을 보여준다. 한경협은 “중국과 미국 중심의 글로벌 경쟁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만큼, 정부와 기업이 함께 경쟁력 강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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