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을 가르는 거대한 순환의 약화
북유럽의 기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기후 시스템의 영향을 받는다. 멕시코만에서 출발하는 따뜻한 바다는 대서양을 관통해 유럽 북부로 밀려오고, 그 에너지 덕분에 북유럽은 위도에 비해 기적 같은 온기를 누려왔다.
▲ 대서양 자오선 순환의 붕괴 가능성에 대해 과학자들은 논의하고 있는데 이 급격한 냉각이 대서양 자오선 순환(AMOC)의 붕괴와 관련이 있을 수 있어(사진=MBC 유투브 화면 캡쳐)
하지만 그 ‘히터’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경고가 이어진다. 거대한 해류 순환 AMOC가 둔화하면서 열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북대서양 제트기류는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뒤틀리고 있다. 이 흐름의 비정상은 지금 북유럽을 뒤흔드는 폭우·폭풍·해양 열파의 직접적 배경이다.
그린란드 빙하가 녹아내리는 속도는 인간이 상상한 수준이 아니다
그린란드 빙하 붕괴는 단순한 지질학적 사건이 아니다. 녹아내린 담수가 북대서양으로 쏟아지면 바닷물의 염도가 낮아지고, 이는 침강을 방해해 해류 순환을 더욱 약하게 만든다.
▲ 남극 빙하가 녹아 유빙으로 흘러다니고 있는 남극상황
결국 북유럽으로 전달되던 열수 공급이 흔들리고, 대기 흐름은 거칠고 불안정하게 변한다. 그래서 최근 북유럽의 폭풍 경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형태로 구부러지고, ‘기후 패턴의 붕괴’라는 표현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북해·노르웨이해의 해양 열파는 이미 어업 생태계를 바꿔놓았다
최근 북해와 노르웨이해의 표층수 온도는 기록적으로 상승했다. 해양 열파는 단지 물고기가 ‘조금 이동하는 문제’가 아니다.
수온 변화로 먹이 사슬이 깨지고, 해조류 숲이 붕괴되며, 대구·청어·연어 같은 핵심 어종이 사라지거나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럽의 식량 공급망과 어업 경제 모두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북극권 생태계 붕괴는 이제 미래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스칸디나비아의 폭우·폭풍·산불이 동시에 증가하는 역설
아이슬란드는 폭설과 태풍 같은 폭풍을 동시에 맞고, 노르웨이와 덴마크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폭우·홍수를 경험하고 있다.
▲ 산불은 심각한 기후위기를 몰고 오고 있다.
반면 스웨덴과 핀란드는 여름 산불과 가뭄 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 이것은 ‘기후 양극화’의 전형적인 신호다. AMOC 약화는 겨울을 거칠게 만들고, 여름을 더 뜨거운 극한 환경으로 몰아가는 이중 충격을 만들어낸다.
기후위기는 곧 에너지·식량·안보 위기로 이어진다
스칸디나비아 수력발전은 강수 변화로 변동성이 증가하고, 북해 해상풍력은 폭풍 경로 변화로 운영 리스크가 더욱 커졌다.
어업 붕괴는 유럽 식량시장을 흔들고, 북극 항로의 빠른 개방은 새로운 지정학적 갈등과 군사적 경쟁을 촉발한다. 북유럽의 기후위기는 더 이상 ‘국가별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와 글로벌 안보를 흔드는 시스템 리스크가 되고 있다.
북유럽의 기후위기는 지구 기후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음이다
그린란드 빙하
→ 북대서양 담수 증가
→ AMOC 약화
→ 제트기류 변동
→ 폭우·폭풍·해양열파
→ 식량·에너지·안보 위기
이 흐름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이 동시에 흔들리는 전형적인 ‘기후 전조’다. 북유럽에서 벌어지는 일은 결국 전 세계로 확장될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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