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터널 끝 안 보이는 석화…'초호황' 올라탄 조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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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터널 끝 안 보이는 석화…'초호황' 올라탄 조선·전자

이데일리 2025-11-18 08:02: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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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국내 크레딧 시장 전문가들이 향후 1년 내 업황 악화 업종으로 화학업을 꼽았다. 중국의 과잉생산에서 촉발된 공급과잉 문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업황 둔화 역시 장기화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여천NCC 등 대형 업체마저 부도 위기에 놓이면서 위험이 현실화되자 석화 업계 전반의 대규모 신용등급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업황 개선을 기대해볼 만한 산업으로 조선과 전기전자 등 주요 수출업종이 꼽히면서 전반적인 크레딧 시장의 체감 경기는 일부 완충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석유화학, 1년 내 악화 업종 압도적 1위

이데일리가 지난달 10일부터 17일까지 국내 크레딧 시장 전문가 총 4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6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에서 향후 1년 내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으로 화학업을 가장 많이 꼽았다. 설문 유효 응답자는 222명으로 18개 업종 중 최대 2개까지 복수 응답하도록 설문한 결과 총 436표 중 141표(32.3%)가 화학업종에 집중됐다.

화학업이 향후 1년 내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 1위로 뽑힌 것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화학업은 지난 2023년까지만 하더라도 PF위기론이 대두됐던 건설업에 가려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지난해부터 수익성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업황 악화가 가장 우려되는 업종으로 지목됐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의 대규모 증설 여파로 수익성 둔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에틸렌을 중심으로 아시아 역내 공급과잉이 심화하면서 업황 전반에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최근 5년간 중국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약 2500만톤(t) 늘었다. 여기에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차 증설이 본격화되면 에틸렌은 3000만t, 프로필렌은 2200만t이 추가로 공급될 전망이다. 사실상 ‘공급 폭탄’ 수준으로, 가동률 하락과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워스트레이팅)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워스트레이팅 상위권에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이 대거 이름을 올리며 우려를 키웠다.

실제 36회 SRE 워스트레이팅 1위는 여천NCC로 총 222명 가운데 115명(51.8%)의 선택을 받았다. 115명 중 여천NCC의 등급 상향이 필요하다고 선택한 인원은 4명에 불과한 반면 등급 하향 의견은 111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이 여천NCC의 현재 등급이 실제 신용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음을 보여준다. 현재 한국기업평가(한기평)과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여천NCC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NICE신평)은 별도의 등급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

여천NCC외에도 10위권 내에는 롯데케미칼(5위, AA-(안정적))과 LG화학(9위, AA+(안정적/부정적)), 효성화학(10위, BBB(안정적/부정적) 등 석화업체 4곳이 포함됐다.

특히 우량 기업으로 꼽히는 LG화학이 올해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는 점은 석화업계 전반의 침체가 그만큼 깊어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20위권에도 한화솔루션(13위,AA-(부정적))과 HD현대케미칼(15위, A(부정적)), SK지오센트릭 (16위, AA-(안정적/부정적)), LG에너지솔루션(20위, AA(안정적)) 등 석화업체와 이차전지 업체 다수가 포함됐다.

한 SRE 자문위원은 “과거 해운이나 조선 산업도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이뤄졌듯이 석유화학 역시 지금이 체질 개선의 적기”라며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고 전방 산업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면 과거처럼 큰 성장은 어렵더라도 산업 자체는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수주 탄탄한 조선,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기전자

화학업 다음으로 1년 내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산업으로는 철강업이 꼽혔다. 철강업은 90명(20.6%)의 선택을 받으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철강업은 석유화학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촉발된 공급 과잉 사태로 수익성이 크게 둔화하면서 구조조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건설업은 지난 3년 간 지속됐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서 1년 내 업황 악화를 예상하는 응답 비중이 다소 줄었다.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황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반영돼 여전히 업황 악화를 우려하는 산업 순위 상위권에 자리했다. 36회 SRE에서 건설업은 80명(18.3%)의 선택을 받아 3위를 기록했다.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 1위에는 35회와 마찬가지로 조선업이 이름을 올렸다. 조선업은 총 응답자 428명(응답자 222명, 18개 업종 중 최대 2개 복수응답) 중 119명(27.8%)의 선택을 받았다. 견조한 수주잔고를 유지한 상황에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등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수요 확대로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전기전자도 1년 내 업황 개선 기대 산업 2위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전기전자는 99명(23.1%)의 선택을 받았다. 이는 35회 SRE에서 기록한 4위보다 2계단 상승한 순위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다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기대감이 커진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워스트레이팅 2위는 지난 34회 SRE부터 2위를 유지하고 있는 CJ CGV(A-(긍정적))가 차지했다. 득표수는 85표, 득표율은 38.3%를 기록했다. 지난해 1위였던 SK온(A+(안정적))은 올해 총 75표(33.8%)를 얻어 두 계단 내려온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신용등급 상향의견이 눈에 띄게 늘어나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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