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체제 확립
진정한 의미의 근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진정한 의미의 근대가 나타난 것은 1830~1840년대다. 서유럽에서 부르주아 계급이 정치적인 헤게모니를 잡기 시작했고 새로운 노동자 계급이 ‘노동자’라는 자기 인식에 이르는 그런 시기였다. 그리고 근대적 시간과 공간의 탄생, 근대대학으로서 학과의 분화, 철도와 전신 시대의 개막, 대중 소설가와 본격적인 저널리즘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시기였다(신문사, 잡지사, 출판사를 기반으로 한 출판시장은 이미 형성됐다). 유럽대륙을 휩쓸었던 1848년 혁명이 실패로 끝나고 자본주의 체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게 된다.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1830년을 전환점이라 하며 ‘이중혁명’ 토대로서 자본주의가 승리한 시기로 ‘가장 크게 기억해야 할 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1848년 2월프랑스 혁명에 이어 3월에는 오스트리아, 독일 등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난 민중 봉기로 ‘유럽의 봄’을 맞이하는 듯했으나 이내 좌절되면서 자본주의 체제가 확고해졌다.
1848년 2월 22일 프랑스에서 혁명이 발생하여 1830년 7월 혁명으로 즉위한 루이 필리프 왕정이 무너지고 보통선거가 도입됐다.
2월 혁명은 유럽의 낡은 풍습, 조직, 제도를 완벽히 바꾸어 새로운변화를 몰고 왔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는 3월 혁명이 일어나 메테르니히 총리가 추방되고 빈 체제가 무너졌다. 그럼에도 민중들이 요구하는 민주주의는 좌절됐다.
서유럽이 임계질량에 도달한 시점은 한 세대 뒤인 1870년대다. 초등, 중등, 고등이라는 3단계 근대 교육제도의 완성과 의무교육의 실시, 상·하수도 등 도시 인프라의 완공, 내외부 정치적 갈등(미국 남북전쟁, 독일-오스트리아 전쟁, 독일-프랑스 전쟁 등)의 해소 등이 1870년대 초반까지 거의 마무리됐다.
근대의 공간과 시간의 탄생
여기서 잠깐. 문명국을 상징하는 서유럽의 의미는 19세기 중후반까지 ‘영국, 프랑스, 독일의 여러 사례들을 절충해 모아놓은 개념’들이다(네덜란드, 이탈리아, 폴란드 등 여러 국가에서 간헐적 천재들이 나타나영·프·독에 영향을 주었다). 오늘날 여러 국가의 의미로 서유럽이라 쓰인 것은 20세기부터이며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사회주의 국가인 동유럽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자본주의 국가들이 모인 유럽의 서쪽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을 가리킨다.
중국의 중화中華와 동이東夷 개념의 변천과 유사하다. 본래 중화 혹은 화하華夏라는 말은 황하 유역으로 하북성 동부, 산서성 남부,하남성, 섬서성 동부 일대를 가리켰다. 초기에 산동성, 강소성 일대에 거주하는 이민족을 동이라고 가리킨 것이 동이 개념의 시발점이다(중원왕조의 동쪽이라는 의미이지 특정 민족을 지칭한 명칭이 아니었다.)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고 뒤를 이어 한나라가 지배하면서 중원의 범위가 커졌고 그에 따라 중국인의 세계관이 확대됐다. 진나라조차 서쪽 오랑캐였다(오늘날 중국을 차이나China라고 부르는 것은 진Chin에서유래했다). 그 결과 동이는 방위상 동쪽의 이민족을 통칭하는 보통
명사로 확장됐다.
“남첨북함동랄서산南甛北鹹東辣西酸이라는 표현이 있다. 남쪽 음식은 달고, 북쪽은 짜고, 동쪽은 맵고, 서쪽은 시다는 뜻이다. 동쪽이맵다니? 매운 음식의 원조는 서쪽 사천지방인데 동쪽에 있는 산동음식을 맵다고 하니 말이다. 사천지방이 중원문화권에 편입되지 않던 시절에 생긴 말이기 때문이다. 고대 중국의 중심이던 황하 일대를 중심으로 방위를 따지던 시대였으니 지금의 영역 기준으로 보면 헷갈릴 수밖에 없다.”
서구의 근대화가 구체화된 1830~1840년대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심지어 근대의 공간과 시간의 탄생 등 여러 방면에서 변혁이 있었다. 여기에서는 네 가지 차원에서 그 변화를 바라보았다.
첫째, 사회의 분화. 새로운 부르주아 계급의 등장과 대규모 기계공장의 도입 후 노동여건이 악화한 뒤에야 비로소 프롤레타리아 운동과 그에 대응하는 계급의식이 분명하게 나타났다. 노동자 계급이탄생한 것이다.
둘째, 근대의 공간과 시간의 탄생. 특정 규범, 표준들이 세계화되는 과정이었다.
셋째, 근대 대학과 학문의 탄생.
넷째,근대 언론과 리얼리즘 문학의 본격화.
네 가지 차원에서 변화를 차례대로 다루고 그 뒤에 이 시대를 이해하려면 당시 시대가 낳은 병
폐와 문학에 반영된 시대상을 함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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