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을 씹으면 코끝을 시원하게 때리는 알싸한 와사비, 그 시작은 향신료가 아닌 '약초'였습니다.
학계에 따르면 와사비에는 '알릴 이소티오시아네이트'라는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해당 성분은 대장균, 살모넬라, 비브리오 같은 식중독 원인균의 성장을 강하게 억제하거나 죽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효능 때문에 아스카·헤이안 시대 일본에서는 와사비를 배탈을 덜 나게 해주는 '몸에 좋은 풀'로 여겼습니다. 헤이안 시대에 편찬된 법전 '연희식'에는 와사비가 수도 인근 지방에서 조정에 바치는 공물 품목으로 기록돼 있기도 합니다.
냉장 기술이 없던 시절 사람들은 와사비가 날생선의 비린내를 잡고 상하는 속도를 늦춰준다는 것을 경험으로 익혀 왔는데요.
그러다 에도 시대에 거리에서 파는 니기리즈시(오늘날 초밥)가 유행하면서 상인들이 부패하기 쉬운 생선을 더 안전하게 팔기 위해 와사비를 함께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와사비와 초밥의 궁합은 하나의 규칙처럼 굳어져 지금까지 내려오게 됩니다.
결국 초밥과 와사비의 만남은 입안의 즐거움과 몸을 지키고 싶었던 마음이 만든 한 입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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