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소미연 기자】 SK그룹이 정부의 ‘인공지능(AI) 3대 강국’ 비전 실현에 힘을 모은다. AI,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등 그룹 주력사업을 중심으로 국내 투자 및 고용을 이어가며 국내 산업 발전에 동참할 계획이다. 오는 2028년까지 예정된 128조원 상당 국내 투자를 차질없이 이행하는 한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 공정 첨단화, AI 인프라 구축 등 추가적인 산업발전 속도에 맞춰 투자 범위, 시기를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AI 투자의 핵심은 용인반도체클러스터다. 경기 용인시에 구축 중인 반도체 산업단지로, 총 4기의 팹(Fab·공장)이 순차적으로 조성된다. 여기에 투입되는 투자 규모만 약 600조원에 이른다. 17일 SK그룹 측은 “용인반도체클러스터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 급증과 공정의 첨단화로 당초 계획 대비 투자비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며 “정확한 금액은 추계 중”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은 반도체 수요 및 업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도 “투자 예상 비용이 점점 늘고 있다”면서도 투자 방침에 변함없는 모습을 보였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내 조성되는 팹 1기가 청주캠퍼스 M15X 6기와 맞먹는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초대형 단지로 구축되고 있다.
팹 건설은 AI 메모리 수요 대응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 일자리 창출에 적극 기여할 것이란 기대가 실린다. 최 회장은 “매년 8000면 이상의 채용을 꾸준히 유지해 왔는데, 향후 매년 1만4000명에서 2만명의 고용 효과가 나타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은 팹이 일부 오픈할 때마다 추가 고용 약 2000명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팹 완공 속도에 따라서 팹 1기당 최대 2만명까지 직간접 고용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봤다. 관계자는 “시장 수요와 팹 가동 속도에 따라 자체 및 협력업체 등에 의한 직간접 고용이 늘어난다는 의미”라며 “채용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SK그룹은 국내 첨단산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장비·부품)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트리니티 팹(Trinity Fab)’을 8600억원 규모로 정부와 공동 구축하고 있다.
트리니티 팹은 SK하이닉스가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구축 중인 ‘첨단 반도체 개발용 미니 팹’이다. 비영리 재단법인 형태로, 소부장 협력사뿐 아니라 연구기관, 학계, 스타트업 등 다양한 주체가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을 건설 중이다. 2027년 상업가동 시 하이퍼스케일급(100MW) 규모로 운영돼 동북아 AI 허브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에만 수조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AI와는 한반도 서남권 지역에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외 파트너들과 국내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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