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김종혁 징계 놓고 이견…"대표 생각과 다르게 나오지 않았나"
(서울=연합뉴스) 노선웅 기자 = 국민의힘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17일 "당 관계자로부터 빨리 (사퇴) 의사표시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연락을 받았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여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고 "스스로 그만두겠다고 한 것은 아니다. 연락을 받고 이번 달까지 정리하겠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지난 1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임명된 여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1월 8일까지이지만,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전망이다.
여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지도부가 그만두라고 한 적은 없다"면서도 "김종혁 전 최고위원 윤리위 결과가 (장동혁) 대표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나오지 않았나. 생각이 다르니까"라고 했다.
앞서 윤리위는 지난 3일 방송과 SNS 등에서 계파 갈등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징계 심의를 받은 친한(친한동훈)계인 김 전 최고위원을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여 위원장은 "정치적 견해(표출)에 대해선 민주 국가에선 자유로워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윤리위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장 대표는 전날(16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그 결정(윤리위 결정)은 제가 당 대표가 되기 전 행위의 결과로 알고 있다. 이후 행위에 대해선 또 다른 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윤리위와 다른 결정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여 위원장은 "힘든 자리인데 굳이 버틸 이유가 없다"며 "전한길 씨에 대한 윤리위 결정에도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윤리위는 소신대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민주 정당에서 다른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고 그런 게 없다면 민주 정당이라 할 수 있겠느냐"며 "민주당을 비판하려면 우리가 깨끗해야 하고 당내에서부터 민주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여당의 사법부 겁박을 많이 비판하는데 그러려면 당 사법기구인 윤리위의 독립도 지켜주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여 위원장이 사퇴 수순에 들어가면서 지도부는 새로운 윤리위 체제를 꾸릴 전망이다. 여 위원장의 중도 사퇴는 장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온 친한계를 정리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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