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3일과 14일 이틀 연속 장중 1475원대로 고점을 찍었고, 이날도 1458.0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30일 1350원까지 하락했다가 달러 강세에 이달 13일 1467.7원으로 오르는 등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등락폭이 커지며 올 들어 전체 거래일 중 약 4분의 1의 주간 거래 종가가 1450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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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고환율은 항공업계의 수익성을 끌어내리고 있다. 항공기 대여(리스)료, 유류비, 정비비 등 주요 비용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업계의 산업 구조상 환율 상승은 비용 증가로 직결된다. 유류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한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300억원대 외화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85억원, 영업이익은 37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39% 감소했다. 순이익 역시 918억원으로 1년 전 대비 67% 급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올 3분기 매출액은 1조46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1% 줄었고, 영업손실은 175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발생 영향으로 3분기 당기순손실은 3043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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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 수익 기반이 취약한 저비용항공사(LCC)의 상황은 더욱 나쁘다. LCC는 항공기를 구매하기보다 임차하는 경우가 많아 임차료와 정비비 등 달러로 결제하는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올해 3분기 매출액 3043억원, 영업손실 2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줄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402억원에서 올해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당기순손실도 27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420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항공 공급 확대, 치열한 운임 경쟁, 환율 불안 등 복합 악재가 작용하고 있다”면서 “환율 상승의 직격탄을 맞는 항공업 특성상 4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도 높아 연간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달러로 수출 차량 대금을 받는 자동차 업계의 사정은 항공업계보단 낫지만 고환율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원가 상승은 물론 물류 비용, 미국 시장 투자 비용 등이 증가할 수밖에 없어 마냥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철강을 비롯해 완성차와 부품 생산에 꼭 필요한 각종 원자재 대금을 달러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부품사와 완성차 제조사의 원가 부담과 조달 비용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향후 4년간 총 26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라 고환율 부담이 더 클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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