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지인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대거 모였다. 법무법인 미션과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이하 한투AC), 한국투자파트너스 미국 본부가 공동 주최한 네트워킹 행사 ‘막걸리 밸리(Makgeolli Valley)’가 지난달 30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국내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현지 기반 커뮤니티 부재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실리콘밸리 기반 창업자·투자자 약 70명이 참석했다. 단순한 교류 행사가 아니라 창업가들이 실제로 현지 시장에서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행사의 중심에는 미션·한투AC가 지난 7월 시작한 프리미엄 네트워킹 프로그램 ‘글로벌 베이스캠프’ 참가 기업들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멘토링 패키지를 넘어, 미국 VC 미팅 주선–법률·회계 컨설팅–실리콘밸리 현지 정착 가이드–스타트업 주도 네트워킹 행사 개최까지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하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특히 같은 시기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TechCrunch Disrupt) 참가 기업 임직원들도 행사장을 찾아, 시장 흐름과 최신 투자 관점을 공유했다. 실리콘밸리 안팎의 실제 창업자들이 모이면서 단순한 발표 위주의 네트워킹 행사와 차별화된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지 벤처캐피탈 스프링캠프가 새로 조성한 팔로알토 창업 공간을 장소로 제공했고, 한투AC 포트폴리오 기업 뉴룩(Newlook)은 미국 시장에서 리브랜딩 후 선보인 하드셀처 ‘스월(SWRL)’을 협찬해 눈길을 끌었다.
김성훈 법무법인 미션 대표변호사는 행사에서 “막걸리 밸리는 단순히 명함을 교환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경을 넘어 도전하는 한국 창업가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함께 발판을 구축하는 자리”라며, “실리콘밸리 커뮤니티 속에서 스타트업이 자생할 기반을 만드는 것이 미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한투AC도 이번 글로벌 베이스캠프 기간 동안 포트폴리오 기업의 미국 시장 연착륙을 돕는 데 집중했다. 현지 투자자·잠재 고객 미팅 주선부터 멘토링, 네트워킹 프로그램 설계까지 기업별 전략에 맞춘 지원이 이어졌다.
특히 스타트업들이 ‘참여자’가 아니라 ‘주최자’로 현지 네트워크에 등장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행사 준비 과정에서 창업자들이 실리콘밸리 생태계와 직접 연결되며 자연스럽게 현지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베이스캠프는 이번 미국 서부 일정으로 1기 프로그램 운영을 마무리했다. 참가사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더 확장된 형태의 차기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으며, 두 기관은 내년부터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스타트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교류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창업자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시도는 꾸준히 요구돼 왔으며, 막걸리 밸리는 그 흐름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한국 스타트업·VC·전문가들이 모여 직접 관계를 쌓는 네트워크는 여전히 희소하다. 이번 막걸리 밸리 사례는 국내 창업 생태계가 해외 시장에서 실질적인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실험의 하나로 해석된다. 향후 글로벌 베이스캠프가 어떤 방식으로 진화할지 스타트업 업계의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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