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파리의 베르사유 궁전,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중국의 자금성. 모두 각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들이죠? 이런 문화유산들은 예로부터 국가를 막론하고 민족의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지탱하는 가치를 인정받아 특별하게 관리돼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종묘 주변에 대규모 재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문화유산뿐 아니라 주변의 모습도 지켜져야 한다는 주장과 도심 미관 개선 차원에서라도 낙후된 지역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외국인들은 이 논쟁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직접 들어 보시죠.
[미국&스웨덴]
Q. Where are you from?
"저 미국에서 왔어요."
"저는 스웨덴에서 왔어요."
Q. 본인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은?
"미국에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랑 자유의 여신상이 있죠."
"스웨덴에는 제가 정말 사랑하는 구시가지(감라스탄)가 있어요. 제가 정말 사랑하고 자랑스러운 곳이에요."
Q. 그 문화유산 주변에 고층빌딩이 들어선다면?
"올드타운 옆을 개발해버리면 전체 분위기를 망쳐버릴텐데 좋지 않은 행동이죠."
"너무 싫어요 사실. 종묘는 서울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에요. 서울의 아름다운 전통 건축물이잖아요. 저는 이 구역이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서울에는 이미 많은 건물들이 있는데 이렇게 흔하지 않은 특별한 곳까지도 고층빌딩을 세워버린다면 그 아름다움을 망쳐버릴 것 같아요."
Q. 본인 나라에선 문화유산 주변 지역을 어떻게 개발하는지?
"미국은 사실 한국과 꽤 비슷해요. 항상 건물을 세워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이미 많은 아름다운 구역들에 기업, 아파트 등이 들어서는걸 지켜봐야만 했어요. 제발 바라건대 한국이 미국을 닮아가지 않았으면 해요. 제발요."
"스웨덴은 문화유산 보호가 워낙 강해서 개발 자체를 잘 안 하는 편이에요."
[인도]
"전 인도에서 왔어요."
Q. 인도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은?
"인도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은 타지마할이라고 할 수 있죠.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서 관광객이 정말 많이 오고 대부분의 인도인들이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근데 그 옆이 개발돼버리면 문화유산의 미적 아름다움을 해칠뿐만 아니라 지역 오염도 심해질 것 같아요. 문화유산이나 관광객들을 생각하면 좋은 방법은 아니죠. 인도에선 주변 낙후지역을 가리기 위해 울타리 같은걸 세우곤 해요. 타지마할 뒤쪽은 사실 오염과 빈곤이 심하거든요."
[이탈리아&네덜란드]
"저는 이탈리아에서 왔고"
"저도 이탈리아에서"
"저는 네덜란드에서 왔어요."
Q. 본인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은?
"네덜란드에선 당연히 풍차와 튤립이 있는 '잔담'이죠. 우리의 상징 같은 곳이에요."
"이탈리아인으로서 콜로세움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Q. 그 문화유산 주변에 고층빌딩이 들어선다면?
"전 완전히 반대하는 편은 아닌데 다만 그게 환경을 해친다면 환경을 망치는 괴물이 되겠죠."
"네덜란드에선 완전 별로요. 네덜란드는 평평한 나라인데 그 옆에 높은 건물이 생기면 너무 이상할 것 같네요."
"하지만 사실 서울은 특유의 건물들의 차이점이 있잖아요. 현대 건물과 역사적인 건물이 공존하니까요."
"네덜란드도 상황은 비슷한데 인구 밀도가 너무 높아서 이미 모든 곳이 다 개발됐어요."
[독일(동일 질문)]
"독일에서 왔어요. 노이슈반슈타인 성이라고 있는데 알프스 근처의 마법 같은 곳이에요."
"독일에선 어느 정도는 개발하는데 확실한 제한이 있어요. 건물의 높이 등에 대한 제한이죠. 예를 들면 교회 바로 옆이라면 그 주변엔 교회보다 높은 건물을 세울 수 없어요. 해봤자 4~5층 정도죠."
[러시아(동일 질문)]
"러시아에서 왔어요."
"전 세계 사람들이 이미 아는 붉은 광장과 크렘린이 있죠. 세계 어디에서든 누군가에게 물어보면 모두 알만한 곳들이라고 생각해요."
"유리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높은 빌딩이 역사 깊은 건물 옆에 있을 때 그 풍경이 과연 아름다워 보일까요? 경주처럼 고층 건물이 거의 없어서 문화유산의 분위기가 온전히 살아 있는 도시도 있잖아요. 경주는 정말 아름다웠거든요."
[미국(동일 질문)]
"미국에서 왔어요.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엔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야생 동물과 오래된 지형들이 있어요."
"미국은 양면적이에요. 어떨 땐 지역을 보존하면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개발을 허용하고 건물을 세우죠. 그 전통성을 보존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이 되는 것을 선택해요. 역사적이나 문화적인 중요성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클로징]
인종과 국가를 막론하고 문화재와 문화유산은 세대를 잇는 가교이자 모든 세대의 자부심입니다. 최근 한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종묘 앞 고층빌딩 갈등,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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