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금배추' 3천원대 진입… 정부 비축·할인 지원에 가격 ↓

[사진=연합뉴스]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한때 '금배추'라 불리던 배춧값이 빠르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시기별로 비축 물량을 시장에 풀고, 대형 유통업체들이 할인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면서 김장 재료 가격도 함께 내려가고 있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 기준으로 배추 한 포기 소매 평균가격이 3,392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평균가인 6,844원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하락한 셈이다. 불과 여름철, 폭염과 집중호우로 배추 작황이 나빠졌을 땐 한 포기에 7,000원을 넘기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절반 이하 수준이다.

올해 배추 가격은 평소보다 줄곧 높은 편이었다. 최근 5년간 중간 등급 기준으로 평년 가격은 4,000원대 초·중반에서 유지됐지만, 올해는 기후 악화로 8월 둘째 주에 7,023원까지 올라 김장철 물가 걱정이 현실이 됐다. 이에 정부는 추석 이후 적극적으로 공급 조절에 나섰고, 비축 물량을 늘리면서 가격이 10월 중순부터 빠르게 내려가기 시작했다.

시장마다 가격 변화 폭은 확실히 달랐다. 전통시장을 보면 한 달 전 포기당 7,825원이던 배추가 최근엔 5,295원 선까지 내려왔다. 대형마트는 할인 행사 영향으로 6,345원에서 2,367원으로 60% 이상 하락했다. 최근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서 주로 김장 재료를 구입하는 점을 생각하면, 실제 가격 인하를 더 크게 느낄 수 있는 분위기다.

배추뿐만 아니라 무, 대파, 양파, 고춧가루, 마늘 같은 주요 재료 가격도 함께 안정됐다. 무는 개당 1,751원으로 평년 2,219원보다 저렴했고, 대파 역시 1kg에 2,964원으로 평년가를 밑돌았다. 김장 비용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춧가루도 1kg에 28,786원으로, 평년 가격보다 약 4,000원 낮게 조사됐다. 마늘과 생강 역시 평년 대비 10~20% 정도 내려갔다.

정부는 김장 재료 가격 안정을 위해 500억원 규모의 할인 예산을 투입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산물유통공사는 산지 출하와 유통, 판매 전 과정을 꼼꼼히 관리하면서 정부 비축분을 시장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내놓고 있다. 할인 판매는 전통시장,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 여러 곳에서 동시에 이뤄져 실구매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크다.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배추, 무, 고춧가루 등 필수 김장 재료 가격이 이달 들어 크게 안정됐다. 소비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김장 비용 부담도 작년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배추 가격 변동이 컸기 때문에 절임배추나 대량 구매 상품을 찾는 분들은 이번에 더 큰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격 안정세가 이어지기 위해선 산지 기상과 시장 물량 조절이 계속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최근 기후 변화로 농산물 가격이 자주 출렁이는 만큼, 내년엔 배추와 무 등 주요 품목의 계약재배를 늘리고 산지 기반을 튼튼히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는 만큼 소비자들도 적절한 시기를 골라 장을 보면 예년보다 부담을 한결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연말까지 산지 관리와 물량 조절, 유통 할인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