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차가운 가로등 아래, MBC에브리원 ‘히든아이’가 다시 한번 현실과 맞닿은 범죄의 그림자를 추적한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으로 사회적 공포가 짙어진 가운데, 제작진은 일상 가까이에 도사린 위협과 그 배후의 심리를 차분히 파고들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카메라가 포착한 지구대의 밤은 평온해 보이지만, 언제든 위기로 전환될 수 있는 긴장감이 끈질기게 맴돈다. 이번 회차는 일반인의 생활 반경 안에서 벌어지는 범죄의 실체를 더 생생한 현장감으로 그려낸다.
17일 방송에서는 ‘이대우의 사건 현장’이 경기 남부 수원 인계 지구대의 출동 일지를 따라간다. 좁은 골목을 비추는 네온 조명과 얼기설기 붙은 간판들 사이로 경찰차 사이렌이 짧게 울리며 분위기를 뒤흔든다. 불법 도박과 마약 의심이 뒤섞인 홀덤펍 단속 현장에서 발견된 고액 현금 다발과 숨겨진 방의 흔적은 현장의 긴박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 경찰은 취재진에게 “이 근방은 밤이 되면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고 짧게 말하며 상황의 심각함을 귀띔했다.
이어지는 코너 ‘라이브 이슈’는 최근 전국을 불안에 떨게 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의 흐름을 깊이 분석한다. 서울 도심을 뒤흔든 신림동 사례가 대표적이다. 프로파일러 표창원은 범인 조선의 행동 패턴을 설명하며 “자기 파괴적 충동을 외부로 확장한 전형적인 비틀린 심리”라고 짚는다. 조선이 학창 시절부터 이어온 반복적 비행 이력과 성인 이후의 범죄 기록까지 되짚어가며, 출연진은 “범죄도 결국 중독처럼 반복된다”고 언급한다. 감정이 마비된 범행 동기와 무차별적 타깃 설정 방식은 시청자들에게 씁쓸한 현실 인식을 다시 불러온다.
이와 같은 분석형 프로그램의 확산은 최근 시청자들이 단순한 사건 소비를 넘어 그 이면의 구조를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커졌음을 보여준다. 범죄를 둘러싼 사회적 원인과 심리를 해부하는 흐름은 분명 시대적 요구에 가까워졌다. ‘히든아이’는 전문가 시선과 현장의 생생한 디테일을 결합해 기존 범죄 프로그램과는 결이 다른 무게감을 만들어낸다. 플랫폼 클립과 SNS 댓글에서도 “뉴스보다 더 이해가 된다”,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구조를 보게 됐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프로그램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일상의 장면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 일이 아니라는 것. 좁은 계단, 번화가 후미진 골목, 늘 보던 상가들 사이에도 범죄는 스며들 수 있다. 제작진은 이번 회차를 통해 예방의 첫걸음은 ‘불안이 아니라 인식’임을 강조한다. 현장을 지키는 경찰들의 말처럼, “위험은 숨지만 흔적은 남는다”는 점을 시청자 스스로 깨닫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앞으로도 ‘히든아이’는 생활 반경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양한 각도에서 추적하며 사회 안전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더욱 치밀한 분석과 한층 강화된 취재력을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와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담아낼 전망이다. 폭주하는 강력범죄 시대, 화면 너머의 어둠이 아니라 우리 삶의 현실을 증명하는 또 한 편의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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