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서반구 테러·마약 책임…24일에 '외국테러조직' 지정"
카리브해 항모전단 배치 이어 마두로 정권 타격 정당화 수순 분석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기반 범죄 조직인 '카르텔 데로스 솔레스'(태양 카르텔·이하 솔레스)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끄는 것으로 지목하면서 외국테러조직(FTO) 지정을 예고했다.
미 국방부(전쟁부)가 이날 세계 최대 핵추진 항공모함(항모) 제럴드 R. 포드호를 필두로 한 항모전단을 베네수엘라 북쪽 해상인 카리브해에 추가 배치한 데 이어 솔레스의 수장으로 마두로 대통령을 지목함으로써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공격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 국무부는 솔레스를 11월 24일부로 FTO로 지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베네수엘라 기반의 솔레스는 니콜라스 마두로와 베네수엘라의 군대와 정보기관, 입법부, 사법부를 부패시킨 마두로 정권의 고위직들이 이끌고 있다"고 마두로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루비오 장관은 "마두로와 그의 측근들은 베네수엘라의 합법 정부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솔레스는 트렌 데 아라과와 시나로아 카르텔 등 다른 지정 FTO와 함께 우리 반구 전역의 테러 폭력과 미국과 유럽으로의 마약 밀매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은 우리의 국가안보 이익을 보호하고 마약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자금 및 자원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카리브해에 전략 군사 자산 추가 배치로 베네수엘라와의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데 이어 솔레스의 FTO 지정까지 예고한 것은 마두로 정권 전복을 위한 군사 공격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앞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다양한 군사적 옵션을 준비하고 있으며, 군사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솔레스의 중심인물로 마두로를 지목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남미의 마약 및 범죄 카르텔을 비(非)국가 무장단체로 규정하면서 이들 단체와 무력 분쟁 상태라고 주장해왔다.
즉, 마두로 정권에 대한 공격을 테러 조직의 전투원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하면서 국제법 위반이나 외국과의 전쟁에서 의회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미국 내부의 비판이나 법적 분쟁을 피하면서 마두로 정권 축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중남미의 대표적 반미 성향 지도자인 마두로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판하면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지난 2일 방영된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마두로의 베네수엘라 대통령직 유지가 얼마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對)베네수엘라 전쟁 여부에 대해선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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