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가 '반역자'로 규정된 강성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인사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조지아)이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그린 상원의원은 16일(현지 시간) CNN 인터뷰에서 "독설적(toxic) 정치에 가담한 것을 겸손한 마음으로 사과드리고 싶다"며 "이것은 우리나라에 매우 해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트럼프 대통령)가 말한 것 중 가장 상처가 되면서 절대 사실이 아닌 것은 저를 '반역자(traitor)'라고 부른 것"이라며 "이런 표현은 사람들이 저를 적대적으로 대하도록 극단화할 수 있고, 저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제가 한 말과 행동에 대해서만 책임을 질 수 있다"며 "저는 최근 들어 정치에서 칼을 내려놓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으며, 사람들이 서로에게 좀 더 친절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선 전부터 빨간색 모자를 쓰고 성조기를 흔들며 "트럼프는 언제나 옳다"를 외쳐온 대표적 마가 인사 그린 의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 문제에만 집중하면서 미국 우선주의에 위배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고, 나아가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법무부 사건 기록 공개를 강제하는 초당적 청원에 동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그린은 너무 좌경화됐다"며 그린 의원 지역구인 조지아주에 출마한 신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음날에도 "그린 의원은 좌파로 돌아서며 공화당 전체를 배신했다"며 "마조리 '반역자(Traitor)' 그린은 위대한 공화당의 수치"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그린 의원은 "미국에는 양당으로부터 모두 인정받고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세계에서 가장 강한 권력자가 계속해서 나를 비난하고 조롱하고 위협하고 있어서 신변 안전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맞받았다.
CNN에 따르면 그린 의원은 2018~2019년 민주당 주요 정치인들을 처형하자는 내용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지지를 보냈다가 원내 의정활동에서 배제됐고, 공화당 의원들과도 수차례 갈등을 벌인 끝에 당내 강경 우파 모임 프리덤코커스에서 축출되는 등 상대를 가리지 않는 강성 발언으로 좌충우돌해왔다.
CNN은 이날 그린 의원 사과에 대해 "그린의 태도 변화는 그동안 보여온 공격적 보수 강경파의 모습에서 큰 이탈"이라고 짚었다.
그린 의원은 "이런 방식의 정치를 이제 끝내겠다. 독설적이고 위험한 분열 조장의 언어를 끝내고 모두가 함께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며 "제가 모범을 보이겠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길을 걸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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