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행의 詩·畵·音] 42 “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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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행의 詩·畵·音] 42 “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1-17 06:04:29 신고

3줄요약

빈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기형도(1960~1989)는 경기도 옹진군 연평도 출생으로 중앙고와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했다.   1882년 연세대 대학문학상상을 받았다.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시 <안개> 로 등단했다. 1984년 중앙일보 입사 후 정치부·문화부·편집부에서 기자 생활을 하면서 시작 활동을 했다. 1989년 3월 새벽 종로의 파고다 극장에서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다. 같은해 5월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이 나왔다. 

 29세의 나이로 요절한 기형도는 놀라울 정도로 비극적 시를 쓴 시인이다. 1970∼80년대의 어두운 산업화 시대의 부조리와 도시의 서정, 그리고 '경계'에 선 존재의 고독과 불안감을 노래했다. 그의 시는 절망과 탄식뿐 아니라 삶의 따뜻한 온기, 개인의 자유와 고독을 동시에 담고 있다. 1990년대의 젊은 시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가 연평도에서 이사와 오랫동안 살던 경기도 광명시(시흥)에 기형도문학관이 있다. 

빈집 / 기형도 詩, 백창우 曲 / 노래 백창우 

 백창우(1958∼)는 의정부 출생으로 작사가·작곡가·가수·시인이다. 김광석의 '부치지 않은 편지', 이동원의 '내 사람이여',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유익종의 '그대 가는 길', 김원중의 '꿈꾸는 사람만이 세상을 가질 수 있지', 안치환의 '겨울새' 등을 비롯한 많은 노래를 작사·작곡했다. 백창우는 최근 민중가요보다는 동요 창작에 집중하고 있다.

에드바르트 뭉크 ‘이별’(1896).  Oil on canvas, 뭉크미술관 소장

 에드바르 뭉크(1863~1944)는 ‘절규’라는 그림으로 잘 알려진 노르웨이의 화가다. 뭉크는 잦은 질병과 이별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868년 그의 어머니는 결핵으로, 그가 사랑했던 큰 누이는 1877년에 1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뭉크는 성장 후 몇 번의 사랑을 경험했으나 큰 상처를 받으며 실패로 끝났다. 뭉크는 이런 이별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극복했다. 

 뭉크가 33세 그린 ‘이별’은 이런 이별의 슬픔과 고통을 잘 나타낸 작품이다.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의 붉게 물든 손과 창백한 얼굴은 고통과 상실감을 극대화한다. 가슴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내린다. 앞의 식물은 남자의 피와 같은 검붉은 색을 띠고 있다.

임동춘 '가을빛 54 #금정산'
임동춘 '가을빛 54 #금정산'

■ 김시행 저스트이코노믹스 논설실장: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산업부, 증권부, 국제부, 문화부 등 경제·문화 관련 부서에서 기자, 차장, 부장을 두루 거쳤다. 한경 M&M 편집 이사, 호서대 미래기술전략연구원 수석연구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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