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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1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D램 시장도 품귀 현상이 있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형 데이터센터, 스마트폰, 자동차, 로봇 등에 들어가는 온디바이스(엣지용) AI 시장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업계는 반도체 산업의 장기 침체를 우려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D램을 비롯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장기화하면서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석좌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대용량 AI 데이터 센터 투자가 HBM을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시장에서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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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법조계·의료계·물류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하지 않은 분야에서는 단가가 비싼 HBM까지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DDR 계열 메모리가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현재 온디바이스 AI는 스마트폰용으로 많이 적용돼 있지만, 자동차나 로봇 등 피지컬 AI가 필요한 부분에 적용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새로운 메모리가 개발될 것으로 봤다.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는 ‘프로세스 인 메모리’(PIM) 기술도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메모리가 데이터 저장 장치 역할만 했다면, PIM은 메모리가 직접 연산을 수행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석좌연구위원은 “반도체 내부에 메모리와 프로세스가 같이 들어가면서 속도는 빨라지고 전력 소모는 줄어들 수 있다”며 “PIM 반도체가 향후 다양한 산업군에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이 차세대 시장을 선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인재 확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석좌연구위원은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계약학과를 만들어 인재를 수급받고 있는데, 대부분 고급 인력 중심으로 돼 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에는 전공정, 후공정, 소재·부품·장비 등 다양한 인력들이 필요하다”며 고급 인력에 집중돼 있는 제도를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대, 대학교, 대학원 등 세분화된 인력 양성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뿐 아니라 우주나 국방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도 제언했다. 이 석좌연구위원은 “정부가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해 이미 연구개발(R&D) 지원을 하고 있지만, 여러 기관과 업체를 동시에 지원해 경쟁 체제를 구축한다면 더 빠른 속도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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